지난 26일, 아주 부산스럽지만 너무나도 따뜻했던 졸업식이 열렸다. 장애아동들의 방학 없는 대안학교를 꿈꾸며 열린 ‘희망이 자라는 열린 학교’가 20일간의 수업을 마치고 양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졸업식을 개최한 것. 21명의 장애아동들과 학부모들이 참여해 여느 졸업식처럼 진행됐지만 전혀 엄숙하거나 딱딱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든 선생님께 달려가 안기는 학생, 사진촬영 하는 기자에게 신기한 듯 말벗해달라 조르는 학생 등으로 부산스럽게 진행된 졸업식이었지만 누구도 핀잔을 놓거나 꾸지르지 않았다. 장애아동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게 하고, 호기심을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열린 교실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열린 학교의 참뜻이기 때문이다. 방학이면 일반 학생들은 학원과 과외수업으로 분주하지만 장애아동들은 마땅한 교육시설이 없어 그저 가정에서만 생활해 왔다. 이에 장애아동들만을 위한 방학 중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장애인부모회에서 자발적으로 열린 학교의 문을 열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열린 학교는 음악, 미술, 신체활동, 요가, 놀이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이날 학생대표로 송사를 한 윤희진(중앙중3) 학생은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는데 20일이 훌쩍 지나고 벌써 헤어져야 된다니 너무 슬프다”고 전했다. 김수경(춘해대학 유아특수언어재활학과2) 교사는 답사를 통해 “무엇이든지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로 서툰 몸짓, 손짓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며 “열린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가능성과 재능이 손톱만큼이라도 자랄 수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김철홍·정은영·이상엽 학생은 여성단체장상을, 김태욱·최희정·강맹진·최쁘나·장유진 학생은 교육장상을 수여됐으며, 그 외에도 착한어린이상, 창의상, 개근상, 운동상 등 장애아동들 각각이 잘하는 부분에 대해 한가지씩 상을 만들어 모든 학생들에게 상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장애인부모회 최태호 회장은 “키 작은 아이에게는 길이가 짧은 바지를 입히고, 허약한 아이에게는 양질의 음식을 먹이듯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는 느긋한 기대와 느긋한 수용으로 끊임없는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린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해마다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설부족 등으로 많이 수용하지 못해 늘 아쉽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