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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행복한사회] 집에서 살고 싶어요!..
사회

[청소년이행복한사회] 집에서 살고 싶어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2/05 00:00 수정 2008.02.05 00:00

아이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가출을 한 것이다. 부모에게 알려도 데려가겠다는 말이 없다. 벌써 몇 번째 반복되다보니 부모도 이젠 지쳤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는 계속 집에 못 들어간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아이가 나쁜 놈이다. 어디 감히 어린 것이 가출을 한단 말인가…더구나 부모가 지쳤다고 할 정도까지라니…

청소년기 아이들 80%가 가출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실행하지 않는다. 짜증나고 억울하고 불만이 쌓여도 가출해서 겪을 불편에 비하면 견딜 만 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도 가출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이는 없다. 먹거리, 잠잘 곳, 시간 보내기 등 한 순간도 편안할 것이 없는데도 아이가 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그 행동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집이 내가 있을만한 곳이라고 느끼는데 스스로 고생스런 가출을 실행할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A는 중1때 처음 가출을 시작했다. 전학을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중2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여러 번의 반복 가출 끝에 집에 들어와 부모의 요구대로 올해는 복학 하겠다 마음먹었지만 지금 다시 가출중이다. 집에 있으니 숨을 쉴 수가 없단다.

B는 초5때 가출했다. 형이 너무 때려서 더 이상은 맞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빠는 형이 말썽피우는 것도 벅찬데 B까지 가출을 하니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이 상황에 당신이 개입을 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이를 찾아서 집에 들여보내면 어찌하건 부모가 알아서 할 것이고 아이가 다시 가출하지 않으면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가출하는 아이들의 세상을 모르는 것이다. 아이의 가출행동은 분명 잘못되었다.

그러나 가출행동을 보이게 된 것이 그 이전에 아이 스스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 다시 가출을 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가출이 반복되다 보면 부모도 아이도 심신이 지친다. 해서 당장은 부모와 아이가 좀 쉬어야 한다. 자신도 못 느낀 오랜 불안 속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그 후라야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진정으로 원한다면 방법을 분명 찾을 것이다. 이때 가족끼리 알아서 하려고 하기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함께 풀어가기를 권한다. 모처럼 되찾은 가족애를 낭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충분히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이와 가족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학이라 그런지 올 겨울엔 양산 곳곳에 아니 전국에 가출한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당장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아이들이 먹고 자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오로지 미성년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의 보호를 받는다면 과연 가출이 더 많이 늘어날까… 이 아이들이 놀고 먹는데 익숙해져 자기성장은 생각조차 안하는 쓸모없는 인간이 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존감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눈길이 뜸한 친구의 집, 아파트 옥상이나 외진 곳에 아이들만 있다면 그들이 비록 험한 모습으로 있다 하더라도 야단치고 몰아내기 이전에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닌 지 살펴보는 따뜻한 동네부모가 많아지기를 새해에 다시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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