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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풀뿌리문화] 봄이 태동한다
푸른 꿈의 앙상블이 온..
사회

[풀뿌리문화] 봄이 태동한다
푸른 꿈의 앙상블이 온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2/26 00:00 수정 2008.02.26 00:00
오는 29일 창단연주회 앞둔 양산유스필하모닉

봄을 맞아 푸른 새싹이 싹을 틔우듯 음악을 향한 푸른 열정을 가꾸는 이들이 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이올린을 켜고 클라리넷을 연주하며 훌륭한 음악인을 꿈꾸는 아이들. 하나일 때 보다 둘, 셋이 모였을 때 더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아는 양산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다.                                                                             

   
양산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박종휘, 이하 유스필하모닉)는 지난해 8월 창단해 현재 36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첫걸음은 더디게 내디뎠지만 미국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필하모닉처럼 양산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으로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는 단원들의 눈빛은 프로의 그것처럼 빛이 난다.

바이올린 없는 삶은 단 하루도 생각할 수 없다는 정찬우(11) 단원은 “친구들과 게임하는 것보다 바이올린 연주할 때가 더 즐겁다”며 “특히 어려운 곡을 마스터했을 때는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26번’을 가장 즐겨 연주한다는 조아라(15) 단원은 다른 악기에 비해 청아한 음으로 곡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클라리넷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조 단원은 “연습을 하다보면 힘들어서 잠시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고비를 넘길 때마다 한 뼘 성장함을 느끼기 때문에 즐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하며 음악을 향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종휘 지휘자는 울퉁불퉁 다듬어지지 않아 살아 날뛰는 생동감이 느껴지는 어린 꿈나무들이 자신을 비우고 낮추며 상대방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바이올린이 움직일 때는 첼로가 양보해야 전체 하모니가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발씩 양보하는 질서가 자리 잡힐 때 악기 고유의 울림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며 음악 속에서 표현되는 것이죠”

아직 어린 친구들이다 보니 음악하나만 보고 죽어라 연습하기 보다는 음악 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박 지휘자의 몫이다.

“어린 만큼 열정과 패기가 넘치고 그것을 한 곳에만 묶어두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지요. 굳이 전공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하고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재밌고도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답니다”

   

유스필하모닉은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창단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깊이 있고 노련한 프로의 소리는 아니지만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날 것의 매력을 그대로 전하려 매일 구슬땀을 흘린다.

그래서 연주회 프로그램도 천편일률적 교향곡 위주가 아닌 클래식과 성악, 영화음악과 국악협연 등 다양한 색깔을 담아냈다. 창단연주회인 만큼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지 음악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다.

연주회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의 도피’ 서곡으로 시작해 경쾌한 리듬으로 많이 알려진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연주하고, 국악 관현악곡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중 3악장 ‘놀이’로 한국 고유 리듬과 서양 음악의 절묘한 만남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스타워즈 ‘주제곡’으로 청소년만의 색을 표현한 뒤,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로 그동안 연마해 온 실력을 뽐낸다.

연주회를 앞두고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단원들은 “연주회에 꼭 오셔서 함께 즐겁고 신나는 클래식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박종휘 지휘자

   
“청소년의 푸른 패기로 시민 감동시킬 것”

박종휘 지휘자(사진)는 지난 2003년 ‘박탕 조르디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3위에 입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인코리안심포니 전임 지휘자, 우크라이나 하르코프 필하모닉 부지휘자, 창원시립교향악단 주지휘자, 브니엘예고 오케스트라 지휘자, 양산유스필하모닉 상임지휘자 등 무려 7개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휘자 100명이 도전해서 1명이 살아남는다는 세계에서 박 지휘자는 식을 줄 모르는 음악열정과 끈기로 뚝심 있는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를 꿈꾸는 박 지휘자와 양산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꿈꾸는 양산유스필하모닉의 만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박 지휘자는 “다듬어지지 않은 청소년들이기에 더 뜨겁게 타오르는 음악열정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며 “단원들이 꾸는 꿈이 곧 나의 꿈이다. 만물이 태동하는 봄의 소리를 담은 창단연주회는 얼어붙은 양산시민들의 마음을 녹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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