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계획없이 진행되는 시내버스 교통체제 조정이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 조정은 지난 1월 지하철 양산선 개통 이후에만 벌써 세 번째 이루어진 것이다. . 시와 버스업체에 따르면 지난 7일자로 일부 시내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을 변경했다. 시는 이번 조정을 통해 부산 구포행 버스 3개 노선의 종점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양산선 개통 이후 지하철 이용객이 늘면서 구포와 양산을 잇는 주요 노선인 23, 24, 63, 93, 113번 버스의 이용 승객이 감소해 지난해 1, 2월 수입에 비해 해당노선에 8천여만원의 적자가 발생, 단축운행이 불가피하다는 버스업체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석~구포를 잇는 113번은 종점인 구포가 아닌 시외버스터미널까지만 운행하게 된다. 또한 내석~호포 구간을 운행하던 107번 과 명곡~호포 구간 87번 버스가 호포가 아닌 시외버스터미널로 종점이 변경된다. 언양~구포 구간 63번은 운행시간이 조정돼 언양에서 출발하는 구포행 막차가 기존 오후 6시45분에서 오후 7시15분으로 변경됐고, 화룡~구포 구간 24번은 오전 8시, 9시45분, 오후 2시 화룡발 버스 시각이 없어져 배차간격이 15분에서 1시간30분 간격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밖에 어곡~부산 구간 직행좌석 1300번은 운행시간이 조정돼 어곡 출발 첫 차가 오전 6시30분이며, 막차는 20분 앞당겨진 오후 8시40분에 출발하게 된다. 반면 1300번 부산 출발 첫 차는 오전 7시35분이며, 막차는 오후 9시45분으로 운행횟수는 하루 10회로 동일하다. 호계~구포 구간 93번, 호계~구터미널 구간 93-1번 노선은 호계~부산 구간 11번 노선이 폐지되면서 하루 5회에서 8회 운행으로 횟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시가 잦은 버스노선을 실시하면서 지하철 개통 이후 버스노선과 시간이 바뀜에 따라 주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 개통 이후 교통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가 2개월만에 3번이나 버스 노선을 변경한 것을 두고 시의 대중교통정책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버스 노선 운행시간 변경의 경우 업체 적자를 이유로 오지노선으로 분류된 곳 위주로 진행돼 이곳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김미영(32, 어곡동) 씨는 "지하철이 개통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하며 "시민편의를 위해 시간을 변경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철근(21, 동면) 씨도 "동면에서 양산역까지 연결되는 시내버스도 없는데,무작정 운행을 줄이면 어떡하느냐"며 "버스업체는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가지는데도 적자를 이유로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와 버스업체는 교통 환경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종점을 앞당긴 노선을 제외하더라도 동면 석ㆍ금산을 지나는 버스가 10~30분 간격으로 있고, 다른 노선은 큰 변동이 없어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버스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즉각 버스 노선을 변경한 것과 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버스와 노선 증차 등을 건의한 것에 미온적인 사뭇 다른 태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지하철 개통 이후 발생할 교통 환경 변화를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버스노선을 변경함으로서 교통 정책이 시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