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가의 관심을 모아온 한나라당 공천이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부산 지역에서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인사를 양산에 내정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서울 강남, 인천 등 남은 선거구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14일 영남권 공천 심사 결과에서 전략지역으로 남은 양산에 대한 공천자를 내정했다.14일 발표 당시 대부분 영남권 선거구에 대한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었지만 양산의 경우 전략지역으로 1차 심사를 통과했던 김양수 국회의원,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소 연구원, 조문환 비뇨기과 원장 등 3명을 모두 탈락시켰다. 처음 공모 당시 모두 9명의 예비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결과적으로 아무도 공천을 받지 못하고 전혀 다른 인물로 교체된 것이다. 이번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58, 사진)은 당초 부산 사하갑을 희망했지만 사하을로 최종 공천 신청을 했다 양산으로 오게 됐다. 허 예비후보는 공천 발표 전 주말을 이용해 양산 지역 인사들을 접촉하고 지역구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허 예비후보는 선거 준비를 위해 사무실을 마련하고 예비후보등록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공천탈락자들이 공천 결정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신청했던 양산 지역 한나라당 공천신청자들의 움직임은 미미한 편이다. 탈락자들은 한나라당 공심위에 재심 청구를 넣은 상태지만 현재 박근혜 계열인 것으로 알려진 유재명 예비후보 등이 무소속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한편 허 예비후보가 지역에서 본격적인 선거 행보를 보이면서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한나라당 지지층에도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허 예비후보의 수행비서로 오근섭 시장 비서실장이었던 이영수 씨가 나서면서 김양수 의원과 갈등을 빚어온 오시장이 허 예비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또한 지방선거 공천으로 갈등을 빚어온 무소속 시의원들 역시 허 예비후보 선거운동에 합류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복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의원들은 김양수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당에 복귀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반면 기존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허 예비후보가 당원협의회 공조직보다 오시장과 먼저 접촉하게 되자 같은 정당 소속이면서 역할이 모호해진 것이다. 물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한나라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자연스럽게 결집되겠지만 내부에서 주도권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부산 지역구에서 탈락한 인사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양산으로 ‘낙하산식 공천’이 이루어진 것을 두고 양산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민주노동당 심경숙, 평화통일가정당 김홍득, 무소속 송인배 예비후보는 한결같이 “후보 이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특정정당 정서를 악용한 오만한 공천”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 역시 지난 총선 때 김양수 의원이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낙하산 공천을 받은 것을 떠올리며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공천을 마무리함에 따라 이번 선거구도는 한나라당 허범도, 민주노동당 심경숙, 평화통일가정당 김홍득, 무소속 송인배의 4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여기에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해 유재명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으며, 정병문 전 시의원 역시 양산 지역 정서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총선을 앞둔 지역정가가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