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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생활의 향기]온화하면서 진취적인 민족무예, 택견..
사회

[생활의 향기]온화하면서 진취적인 민족무예, 택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3/18 00:00 수정 2008.03.18 00:00

춤이냐? 무술이냐? 택견 동작을 보고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분명 택견은 무예다. 그것도 선조들에 의해 아주 정밀하게 짜여 있는 맨몸경기(스포츠)다. 단지 보호 장구 없이 상대를 다치지 않게 승부를 가리기 위해 굼실거리고 능청거리는 모습이 우리 전통 춤사위와 흡사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다.

옛날 마을에서 택견 경기가 열렸다. 막걸리와 파전 등 질펀한 잔칫상이 차려지고 흥이 난 상쇠의 꽹과리 소리로 시작한 우리가락과 마을 사람들의 응원 속에 얼큰하고 흥에 겨운 택견 판이 치뤄졌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상대를 살상하는 사악한 마음보다는 호혜적인 우리네 민족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며, 함께 어우러지는 우리 민속 문화로 발전 됐고 지금의 택견으로 자리 잡았을 거라고 추측된다. 

택견은 전국에 산재해있는 일백여개의 무술 가운데 유일하게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 자랑스러운 우리 전통 문화유산이다.

무술의 형태는 경기 룰에 의해 그 형태가 만들어지는데 택견은 직선적인 공격을 피한다. 상대를 다치게 하는 파괴를 요하는 공격에는 직선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상대를 다치지 않게 도괴를 목적으로 하는 공격에는 곡선이 훨씬 유리하다.

도괴를 목적으로 하는 발길질을 ‘는지른다’고 표현한다. ‘는지르는’ 발질은 무릎의 굼실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혹자는 이런 택견의 모습을 보고 수비적, 방어적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택견은 북방 기마 민족의 진취적이고 공격적 기질과 남방 농경문화의 온화한 기질이 잘 혼합된 우리 민족 특유의 무예 문화로 형태가 갖추어진 것이다.

택견은 무예라 부른다. 한국식 표현이다. 중국에서는 무술(우슈)이라 부른다. 술리 술자를 쓴다. 일본은 무도라 부른다. 길 도자를 쓴다. 유도, 공수도 등 도자로 끝나는 무술은 일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백여개의 무술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 전통이라고 주장하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다. 굳이 전통성을 따지려면 첫째, 문헌적 근거가 있어야하고, 둘째, 동작이 한국적 이어야한다. 한국적이라 함은 동선이 곡선을 이룬다. 반원 모양이 우리 전통적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직선적인 무술은 전통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의상이나 용어가 전통적 이어야한다.

맨발에 일본 사무라이 전통 의상을 하고 우리 전통이라고 주장 하는 것은 웃지도 못 할 일이다. 우리 선조들은 맨발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큰 수치로 여겼다. 현재 전통으로 인정되는 무술은 씨름, 국궁, 택견과 조선 정조 때 군사들 용으로 만든 종합무예서 무예도보통지를 재연한  24반 무예 이 네 가지 종목으로 한정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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