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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글린카소년합창단 관람 후기]
러시아를 소리로 보여주..
사회

[글린카소년합창단 관람 후기]
러시아를 소리로 보여주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3/18 00:00 수정 2008.03.18 00:00

전 지구 육지면적의 약 8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 나라. 동서 양쪽 끝 사이에는 11시간의 시차가 발생하는 나라. 온도는 영하 40도, 거리는 4000킬로, 술도 40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그곳이 러시아이다.

사실 ‘넓다’라는 말은 러시아와 러시아인의 문화 예술을 이해하고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이다. 지난 14일 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으로 양산을 방문한 글린카 소년 합창단이 들려주는 음악 역시 이런 표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1부는 폭넓은 화성의 러시아 정교회의 성가곡과 종교적 색채가 강한 곡들로 채워졌고 2부는 소박하고 활기찬 러시아 민요들 위주로 꾸며졌다. 전반부 연주는 풍만한 화음, 깊은 베이스, 부드럽고 깨끗한 소프라노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소년 합창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베이스 소리를 들어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고 깊은 우물 속 저 끝에서 울려 나오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러시아 정교회의 성가곡 연주에서 화려하고 웅장한 화음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풍만하게 만들어 주었다.

러시아 정교는 10세기께 블라지미르 대공이 받아들였다. 그가 국민들의 화합을 위하여 다신교를 포기하고  국교를 정하기 위해 이슬람, 유대교 등 여러 종교를 보고 그중에서 예배의식이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동방의 정교를 받아들여 러시아의 종교로 삼았다고 한다. 이 예배의식을 위하여 작곡된 곡들이 러시아 성가곡들이다.

후반부 프로그램은 전반보다 가볍고 빠른 템포의 민요곡들로 채워졌다. 거의 모든 곡이 합창보다는 독창자를 내세우고 베이스의 깊이보다는 보이 소프라노들의 미성과 부드러움이 돋보인 무대였다.

러시아는 좋은 민요를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칼린카, 검은 눈동자, 카츄샤 등 그 민요 속에는 조바꿈의 변화뿐만 아니라 풍부한 화음과 독특하고 특별한 러시아만의 것이 내재되어 있다.

   
마지막 앵콜 곡으로 우리나라 곡을 편곡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우리 가곡 ‘보리밭’을 연주할 때 작은 꼬마가 피콜로를 불던 모습과 인사 때 수줍어 고개도 들지 않고 인사 하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러시아의 학교는 우리의 초·중·고를 합한 것과 같은 11학년제로 되어있고 음악학교는 일반 과목와 함께 강화된 음악교육이 함께 실시된다.

여러 음악과목과 이런 민요와 성가곡을 교육 받고 졸업한 학생들은 러시아 음악의 전통과 독창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인재들로 길러지고 있다.

체코 프라하 소녀 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합창단, 글린카 소년 합창단을 볼때 마다 우리 지역에서도 청소년들의 예술 문화 활동이 활성화되고 특성화 되어서 아이들에게 인생을 아름답게 폭넓게 바라 볼수 있는 넓은 마음을 심어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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