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공약보다 문화예술 개념정립을
가시적인 시설 아닌 사람에 투자이신남 어머니 문예교실과 아파트를 찾아가는 백일장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예술인총연합회에서 지원되는 금액으로는 문학지 하나 만들기도 벅차다. 국가차원에서 문화단체지원금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주연 도에서 문예진흥기금을 지원한 것이 불과 4년 밖에 되지 않았다. 시군별로 문예진흥기금을 지원하려면 10년은 넘게 지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전에 시에서 지원하는 개념이 모호한 사회단체보조금 대신 작게나마 문화단체지원금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
사회단체보조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연 그 돈만큼 열심히 활동하는 사회단체가 있는지 의문이다.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는 지원받지 못하고 인맥을 이용한 ‘장급’인사가 연결된 단체는 많이 받는다. 사회단체보조금은 진짜 비영리단체에게만 주고 예술단체에게는 좋은 공연으로 시민에게 환원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못 미덥다면 항목을 세분화해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현장에 와서 직접 확인하면 된다. 지역의 작은 문화예술단체들이 주어진 예산으로 사생대회와 전시회, 공연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보고 지원 금액이 많다 싶으면 줄이고 턱없이 부족하면 더 지원해야 한다. 예술단체들도 무조건 지원을 바라기 보단 더 큰 결과를 보여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예총 산하 협회들이 예총의 지원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폐단은 없어져야 한다. 조용석 기업이 사회에 문화예술공연을 환원하는 메세나 운동을 확대시키는 것도 사장되는 유능한 예술인을 살리는 길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안에 소속돼 메세나 활동을 하는 예술강사는 전국에서 200명뿐이다. 음악, 연극, 문학 등 각 분야에 50명 씩 선발하는데 나 역시 음악강사로 선정됐다. 문제는 양산사람인 내가 양산에서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고성까지 간다는 것이다. 200명이 어떻게 전국 곳곳에 문화예술을 전파할 수 있겠는가. 예술강사를 2천명을 뽑아 각 지역 문화센터 등에서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메세나 운영을 확대해야 한다. 번지르르한 건물에 대한 투자보다 예술인에게 투자해 이들이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영진 국가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 비었다. 시에서 운영하는 여성복지센터 프로그램을 보면 퀼트, 요가, 요리 만들기 등에 집중돼있고 이마저도 정착이 안 된 느낌이다.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없는 복지센터나 예술회관 운영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예술인에게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옳다. 정영숙 웅상지역 주민들이 오매불망 기다린 웅상문화체육센터는 어떤가. 분명 문화체육센터지만 현재 프로그램을 보면 헬스, 수영, 아쿠아로빅 뿐이다. 문화강좌는 아직 기획조차 안 된 것 같다. 웅상문화센터의 시설과 규모는 전국에서 5위 안에 들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 내실은 몇 위나 할지 의심스럽다.
입시위주 벗어나 문화교육 강화해야
지역 문화인을 방과후학교에 기용이주연 문화단체지원금 만큼 필요한 것이 청소년에 대한 투자다. 문화는 직접 무대에서 그것을 표현하는 예술인만의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좋은 공연과 전시회를 보면서 즐길 줄 알고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공연장과 미술관에 가는 것을 어려워하고 어색해한다. 어렸을 때 접해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문화를 받아들여야 할 나이에 수학, 영어, 논술만 공부했으니 청소년들이 경직되는 것이다. 조용석 입시위주로 교육과정이 계속 개편되면서 중·고등학생들은 음악과 미술 수업을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는 일주일에 1시간 음악수업을 하고 고등학교에선 1학년까지만 수업을 듣는다. 그마저도 학생들은 수학과 영어를 보충하거나 휴식시간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실상 공교육에서 음악과 미술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수학과 영어를 죽어라 공부했는데 10년 전과 달라진 게 무엇인가? 학교는 아직도 사교육시장 꽁무니만 뒤쫓고 있고 학생들은 갈수록 이기적이고 실리적인 면만 따지고 있다.이왕 이렇게 된 거 공교육은 예체능 비율을 높여서 학생들의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는 문화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즉, 입시위주가 아닌 문화예술로 승부수를 둬야 한다는 뜻이다. 어릴 때부터 공연을 본 적이 없고 음악을 들어보지 않고 그림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 갑자기 문화를 즐길 수는 없다.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가려면 청소년들이 문화를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최영진 청소년에게서 학교에서 누려야 할 문화를 빼앗은 어른들의 태도도 문제다. 공교육이 해결해주지 못한 예술영역을 청소년들이 자신들만의 몸짓과 언어로 표현을 하면 어른들은 색안경을 끼고 문제아라고 분류한다. 현재 양산에도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조용석 학생들에게 교과과정 외에 다양한 문화생활을 경험하게 해줄 목적으로 시작한 방과후학교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곳이 많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나고 있다. 운영경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학생들이 낸 수강료로 재료비와 강사비를 채우니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 교과과정을 개편하기 어렵다면 이미 좋은 의도로 운영 중인 방과후학교에 더 투자해야 한다.이신남 방과후학교에 지역문화인들을 강사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인협회에서 논술교실, 시창작교실을 통해 글을 배우고 싶은 학생을 가르치고, 시립예술단은 음악을, 지역풍물패는 국악을 담당하는 식으로 양산예총 산하 협회를 비롯해 시립예술단 단원들을 강사로 활용한다면 일석이조가 아닌가.
이젠 문화예술에 투자할 때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정영숙 정부가 바뀔 때마다 온 나라가 요동을 친다. 작년까지는 온 국민이 논술에 빠져있더니 올해부터는 영어와 경제 아노미에 빠질 것 같다. 언젠가는 문화도 뜨지 않겠나. 조용석 경남을 다니다보면 각 지자체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놓는다. 하지만 경제라는 것이 꼭 자동차와 휴대폰을 파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문화경제가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가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우리나라 IT 산업 전체 수익과 맞먹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제 배, 자동차, 컴퓨터를 팔아서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온 국민이 우왕자왕 하다가는 다른 국가에 뒤쳐진다. 다른 나라에 따라잡힌 뒤 ‘이젠 문화산업하자’고 하면 이미 늦다. 문화영역이 3, 4년 단기 투자로 베스트셀러 작가나 세계적인 감독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지원이 꾸준히 지속돼야 빛을 발하는 분야다. 6년 전 드라마 ‘겨울연가’로 문화선진국으로 떠오른 것을 기억하자. 문화는 잘 활용하면 가장 수익이 나는 경제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