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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아현 기자 |
#엄마, 아빠, 할머니 온가족 마중
안양 초등학생 납치ㆍ살해 사건과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으로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도 전에 인근 부산과 울산지역에서도 아동 납치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게다가 2006년 5월 웅상에서 발생한 은영이ㆍ동은이 실종사건이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어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학원, 학교도 하교시간 비상
최근 초등학교 앞은 아이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부모들로 북적인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흉악범죄가 잇따라 벌어지자 자녀의 등하굣길을 직접 챙기는 부모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오후 1시30분께 신도시 ㄱ초등학교 앞은 마중 나온 엄마들로 가득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아무개(39, 중부동)씨는 "하교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직접 데리러 나오게 됐다"며 "이렇게 불안해서 어디 아이 키우겠냐"고 하소연했다.
손자를 데리러 나온 할머니와 작업복 차림의 아빠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아무개(44,중부동)씨는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내가 데리러 오고 있다"며 "아내가 아침마다 '귀찮더라도 꼭 데리러 가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들이 가지고 온 승용차와 자전거 뿐 아니라 학원차량도 부쩍 늘었다. 종합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아무개(38, 남부동)씨는 "최근에는 하굣길 뿐 아니라 등굣길 학원차량운행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많이 들었다"며 "게다가 학년마다 하교시간이 달라 차량만 운행하는 직원을 새로 고용했을 정도다"고 말했다.
학교도 하교시간만 되면 학부모들의 문의전화로 정신이 없다. 요일마다 달라지는 하교시간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ㄴ초등학교 교감은 "최근 20일 동안 교무실로 하교시간을 문의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많았다"며 "특히 특별활동이나 체험활동이 있는 날은 문의전화로 교무실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고 말했다.
#중학생도 불안, 안전교육 다시 한번
하굣길 불안감은 초등학생 뿐 아니다. 지금까지 야간자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교실을 개방해 왔던 ㄷ중학교에서도 최근 야간자습 후 학생들 하굣길 안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때문에 올해부터 하교할 때 학부모가 데리러 오지 못하는 학생은 그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ㄷ중학교 교장은 "사교육 절감을 위해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운영했던 방과후 야간자습이 최근 흉흉하게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로 인해 다소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하교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학생들은 야간자습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양산지역 학교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오봉초와 신양초는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는 어린이 안전관리 시스템 '키즈케어' 보급 확산에 나서고 있다. 키즈케어는 아이가 학교 내에 설치돼 있는 리더기에 전자학생증을 찍으면 자동인식을 통해 학부모에게 문자로 자녀의 등하교시간이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한편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같은 방향 학생들은 2~3명씩 짝을 지어 함께 등하교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납치와 유괴에 대비한 행동요강 등이 담긴 가정통신문도 발송하며 부모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