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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성적’아닌 ‘잠재력’으로 대학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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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아닌 ‘잠재력’으로 대학간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27호 입력 2008/04/22 11:26 수정 2008.04.22 11:16
‘입학사정관제’ 올해 10대 대학 적용
개인환경ㆍ소질ㆍ잠재력 등 평가기준

ⓒ 양산시민신문
ㄱ학생은 영어 1등급, ㄴ학생은 영어 2등급이다. 하지만 ㄴ학생은 영어말하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고, 학교 내 영어동아리 활동도 했다. 대학입시에서 누가 유리할까? 정답은 ㄴ학생. 다른 예를 들어보자.

자연계열에 지원한 ㄷ학생은 ㄹ학생보다 성적은 조금 떨어지지만 외국어능력이 뛰어나다. ㄷ학생이 유리한가? 정답은 아니다. 자연계열에서 외국어 능력은 그리 중요한 잠재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학입시전형의 상식을 깨뜨리고 있다. 위 사례는 올해 처음 실시하는 ‘입학사정관제’에 따른 학생선발기준이다. 이 제도는 평가기준을 성적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기준에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란?

입학사정관제란 대학이 입학사정(査定·조사하거나 심사하여 결정함) 전문가(Admission Officer)를 채용, 지원자의 성적·개인환경·잠재력·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미국 명문대 신입생 선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 제도가 올해 우리나라에도 전면 도입된다. 지난해 입시에서도 10개 대학이 입학사정관을 뽑아 시범 운영했지만 체계적인 지원과 계획이 없었던 탓에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등 10개 대학이 별도의 전형을 마련해 입학사정관을 활용할 예정이다.

대입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지난해 19억원 수준이었던 입학사정관제 운영 예산을 올해 12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2009학년도 입시가 입학사정관제의 첫 시험 무대가 되는 것이다.



#도입 대학은?
서울대·연세대·한양대 등 지원금을 받은 학교는 물론 지난해 지원대상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던 고려대 등도 일제히 입학사정관의 활약을 필요로 하는 전형을 신설했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비해 입학사정관제 전형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수시 2학기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외국인학생 특별전형에 입학사정관을 투입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2개 영역 2등급 이내)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세대는 ‘연세인재육성프로그램 전형’을 통해 20명 이내로 뽑을 계획이며, 선발 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고려대는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학 중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350명을 뽑는다. 학생부 성적 외에도 자기소개서와 에세이 등 비교과 성적을 10% 반영한다.

성균관대는 고교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 학년장을 1년 이상 지낸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리더십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을 활용하고,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선발전형’을 신설한 한양대는 서울캠퍼스 12명, 안산캠퍼스 8명 등 총 20명을 선발한다.

경희대는 입학사정관이 고교를 직접 찾아가 대학인재상에 적합한 학생들을 발굴하는 ‘네오르네상스 전형’을 선보인다.



#어떻게 뽑나?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관련 전형들을 보면 몇 가지 흐름이 두드러진다. 우선 다른 전형에 비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비중이 상당히 높다.

고려대의 경우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학생부 반영비율이 90%에 달한다. 명칭 자체도 ‘학생부 우선전형’이다. 한양대와 숙명여대 등도 1단계에서 각각 학생부를 30% 이상 반영한다. 교과(성적)와 비교과(출결·태도·수상경력 등)로 나눠지는 학생부의 특성을 감안할 때, 비교과 부문까지 합치면 반영 비율은 더 늘어난다.

대학들은 또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서류와 면접 절차를 강화했다. 서류 전형의 내용은 각 대학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자기소개서나 에세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부 대학은 서류 심사를 세분화해 출결, 수상경력 등 비교과 부문을 따로 묶어 전형 자료로 삼고 학생부 반영률은 교과 성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 서울대와 고려대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긴 하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아예 수능 반영 기준이 없다.

효암고 입시담당 이강식 교사는 “농어촌학교와 동아리활동이 활발한 고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잠재력을 평가하는 정성평가는 그만한 증빙자료가 필요하다”고 “현재 고3보다 1,2학년들이 확실한 전공을 결정해 지금부터 준비해 간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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