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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졸업앨범 품질ㆍ가격 '천차만별' ..
교육

졸업앨범 품질ㆍ가격 '천차만별'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28호 입력 2008/04/22 11:51 수정 2008.04.22 11:42
양산 초ㆍ중ㆍ고교 졸업앨범 전시회
소규모 학교 졸업앨범 가격 높아
공개입찰 아닌 대부분 조달계약

양산교육청이 졸업앨범 관련 정보공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3일간 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졸업앨범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양산지역 45개 초ㆍ중ㆍ고 졸업앨범이 전시됐다. 각 앨범에는 학교명과 계약업체 이름, 계약방식, 가격, 쪽수, 구매인원 등이 표기되어 학교별로 비교, 분석하도록 했다.



졸업앨범도 학교 규모따라
가격ㆍ두께 등 양극화 뚜렷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학교마다 다른 앨범가격이었다. 특히 학생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6학년 학생수가 200명을 넘는 초등학교 4개교의 앨범값은 3만2천원이었지만 100명 이하 9개 학교 앨범의 평균 가격은 4만7천원으로, 소규모 학교 아이들이 대규모 학교 아이들에 비해 권당 1만5천원 이상 더 비싼 앨범값을 지불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시된 앨범 중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앨범은 졸업생수가 12명의 불과한 ㅇ중학교의 앨범으로 6만원이다.

앨범두께 역시 학생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학생수가 200명 넘은 초등학교 4개교를 조사한 결과 앨범의 평균 두께는 99쪽이었지만, 100명 이하 9개 학교 앨범의 평균은 32쪽으로, 이는 200명 넘는 초등학교 앨범에 32%에 불과한 수치다.

앨범 끝에 덧붙인 빈 종이를 제외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앨범 뒤 빈 종이는 본래 메모를 위한 것이지만, 일부 소규모 학교의 경우 앨범두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학생 수가 너무 적어 두께가 얇은 앨범조차도 제작하지 못한 학교도 있었다. ㄷ초등학교와 ㅈ초등학교 아이들은 졸업앨범 대신 단체기념사진과 사진이 담긴 USB를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반면 졸업생이 9명에 불과한 ㅇ초등학교는 31쪽에 해당하는 졸업앨범을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했다. 20인 이하 소규모 학교에 졸업앨범 제작을 지원하는 온라인 앨범제작업체에 의뢰한 결과다.



공개입찰 1개교 불과
조달계약이 가장 많아

초ㆍ중ㆍ고교마다 졸업앨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개입찰보다 수의계약이나 조달계약을 훨씬 많이 하고 있었다. 무상으로 앨범을 제작한 ㅇ초등학교를 제외한 44개교의 계약방법을 살펴보면 공개입찰은 1개 학교에 그쳤지만, 수의계약은 19개에 달했고 조달청을 통한 소액수의계약은 22개교였다.

앨범 1권당 금액은 최저 2만6천원부터 최고 6만원 사이였다. 최저가는 공개입찰을 한 ㄴ고교로 132쪽에 2만6천원이었지만, 비슷한 규모의 ㅇ고교는 조달계약을 통해 129쪽에 4만3천원으로 ㄴ고교에 비해 무려 1만7천원이나 높은 가격이었다.

졸업앨범은 2003년까지 단체 수의계약 품목으로 조달청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였으나 2004년부터 단체 수의계약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 자체구매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교들이 행정상 편의를 위해 조달계약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조달계약 방식은 학교로부터 의뢰를 받은 조달청이 울산경남사진앨범인쇄협동조합에 추천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조합 회원업체간 가격 단합 개연성이 있고 신규 업체의 진입을 막거나 업체들 간 공정한 경쟁 입찰이 불가능 할 수 있어 공개경쟁입찰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앨범관련 유용한 정보 제공해
불참 학교ㆍ관람수 저조 지적

이번 전시회에서 앨범을 살펴본 학부모, 교사, 시민 등은 하나같이 놀라는 표정이었다. 비슷한 품질에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또 비슷한 가격이라도 품질의 차이가 현격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최고가로 수의계약한 ㅇ중학교(25쪽, 6만원)는 졸업생수와 가격이 비슷한 ㅎ초등학교(20쪽, 5만5천원)와 비교해 오히려 품질이 현격이 떨어진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이 학교의 잘못은 아니다. 앨범 제작 또한 시장의 논리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졸업앨범 전시회가 주는 의미는 크다. 인근 학교와 졸업앨범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봄으로써 보다 양질의 앨범을 적정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불참해 좋은 취지의 행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또 많은 학부모, 교사, 학생들이 관람해 졸업앨범을 비교ㆍ분석하고자 하는 자리로 마련됐지만 전시회장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오후 6시까지만 개방되었기 때문에 본래 취지와는 달리 전시행정으로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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