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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단기방학 9일, 논란 속 강행..
교육

단기방학 9일, 논란 속 강행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29호 입력 2008/04/29 14:41 수정 2008.04.29 02:31
자녀 관리 안되는 학부모 불만 높아

학교ㆍ교육청 "우리도 단기방학 싫다"

"형식적으로 4일, 실질적으로 9일. 너무 긴 거 아닌가요"
 
양산지역 대부분의 초ㆍ중ㆍ고교가 내달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학기 중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하지만 일요일인 4일과 어린이날인 5일에 이어 '놀토'인 10일, 석가탄신일인 12일까지 감안한다면 무려 9일이나 쉬게 돼 학부모는 물론 일선 학교와 교육청마저도 고민에 빠졌다.
 
단기방학은 특정 기념일과 명절 등을 전후해 일정기간 더해 쉬는 것으로, 올해부터 1ㆍ2학기로 나눠 2번 시행되며 단기방학 날짜만큼 여름ㆍ겨울방학 날짜는 축소된다. 단기방학의 취지는 가족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고 여행ㆍ여가 활동 등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양산지역은 모든 초ㆍ중학교가 참여하고 고등학교는 8개교(80%)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 30개교(전체 32개교, 93%), 중학교 12개교(전체 14개교, 85%) 등 초ㆍ중학교 91%가 9일간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하지만 맞벌이부부나 저소득층 가족 등은 단기방학 기간 중 근무를 해야 하거나 여행을 갈 금전적 여력이 없어 상당수의 학생들이 '나홀로 방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9일이라는 긴 시간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아무개 씨는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교육과정의 효율성을 위해 명절 전후와 같이 특별한 날 하루정도 방학을 하는 것은 재량수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4일 간, 실제 9일에 해당하는 이같은 단기방학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항의성 글을 게재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일선 학교와 교육청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뒤늦게 단기방학 중 나홀로 학생을 위한 지도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이 도서관 개방 등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부가 단기방학을 권유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새로운 교육과학기술부는 쏙 빠지고 책임은 학교와 교육청이 다 떠맡게 됐다"며 "올해 갑작스럽게 실시되는 바람에 상당수 학교가 방학동안 운영할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했고, 예산도 없어 더는 일선학교에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도 단기방학이 반갑지만은 않다"며 "혹한의 겨울이나 무더운 여름에 학생들이 단기방학 기간만큼 더 다녀야 하는데, 과연 그게 옳은 방법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한 중학교 관계자는 "5월은 학생들이 각 학년 교육에 적응되는 기간이기도 하면서 학교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인데, 9일간을 쉬고 나면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 기간동안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에서 하는 보충수업이나 야외활동을 하게 되는데 결국은 사교육만 활성화 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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