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시청 지역으로 지상파를 마음대로 볼 수 없어 케이블방송을 시청할 수 밖에 없었던 신도시 롯데청어람아파트는 지난 2월 입주민의 희망에 따라 케이블 방송과 지상파 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공시청 시설을 복구하기 위해 KBS측과 협의를 시작했다.
협의 끝에 공시청 설비 복원에 필요한 720만원 가운데 KBS가 50%, 아파트측에서 50%를 부담하고 지난달 사업을 완료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공시청 설비 복구와 함께 180만원을 들여 위성 수신 설비도 함께 마무리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송출을 앞두고 입주자들 사이에서 미묘한 입장의 변화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방송을 송출해온 케이블 방송이 요금 체제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 방송 시청을 희망하는 입주자들은 단체계약으로 적용하던 월 5천500원에서 개별계약으로 변경될 경우 월 7천700원으로 2천2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단체계약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괄적으로 신청을 받은 세대에 관리비와 함께 요금을 징수하지만 개별계약은 각 세대별로 케이블 방송측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감한 요금 문제에 부딪치자 입주자대표회의는 오는 15일까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케이블 방송 시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케이블 방송과 공시청 방송 송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케이블 방송의 독점적 횡포에 맞서 공시청 설비 복원을 추진해놓고도 케이블방송의 독점적 위치 때문에 사업이 유명무실해질 상황에 빠져 이 아파트입주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 2006년 케이블방송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과 채널 변경 등으로 신도시 아파트 지역 내 갈등이 고조되면서 케이블 방송사와 신도시 한 아파트 간 법정 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갈등을 일단락되었지만 법정 다툼이 벌어지던 지난해 10월 신도시 아파트 10개 단지 입주자 대표들은 시청 선택권을 보장받기 위해 신도시 아파트 전체가 공동 대응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