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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18대 총선 돌아보기<하 - 사라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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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제18대 총선 돌아보기<하 - 사라진 정책>
낙제점 못 면한 정책 선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5/06 10:16 수정 2008.05.06 09:59
관심 밖 '정책', 유권자 속으로 끌어들여야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막을 내렸다. 한나라당 허범도 후보가 38.9%의 득표율로 당선된 제18대 총선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 40.5%의 투표율로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유권자가 외면한 국회의원 선거. 이번 투표율은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수치다.
지난 18대 총선 선거과정을 돌아보며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해야할 과제를 찾는 시간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후보자 간 차이를 모르겠어요"
 
이번 4.9 총선에 출마한 7명의 후보자들이 제출한 선거홍보물을 보며 한 마디 던진 한 유권자의 말이다.

각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보낸 선거홍보물에는 자신이 선택되어야 하는 이유와 양산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담겨있었지만 주요 공약 사업에 대한 재원조달, 실천 계획,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언적 구호에 그친 정책만을 가지고 후보자를 선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설이 지난 후 시청에 마련되어 있는 기자실은 예비후보자들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으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예비후보자들은 저마다 국회의원으로서 봉사의 기회를 가지겠다며 출마선언을 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에 관해서는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후보등록일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졌지만 공식선거운동 기간 14일동안 기자실을 찾아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진 후보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거리와 시장을 오가며 '인물 알리기'에 급급하면서도 정작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일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이다. 선거가 '정책'이 아닌 '명함'으로만 진행되면서 '정책 부재 선거'라는 꼬리표는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이러한 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역 시민단체가 주관한 메니페스토 점검 결과 모든 후보가 '낙제점'을 받았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양산시민패널단(상임대표 서병세, 이하 시민패널단)은 이번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에 대한 공약 검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민패널단은 출마한 7명의 후보 가운데 한나라당 허범도, 민주노동당 심경숙, 무소속 송인배, 유재명 후보가 제출한 주요 공약 3건에 대해 실현가능성, 반응성, 효율성 3개 분야, 12개 항목에 대해 평가지표를 마련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시민패널단의 평가에 따르면 각 후보자들의 공약은 수준 미달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 방향은 제대로 갖추었지만 구체적인 수단이나 예산의 뒷받침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 한결같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더구나 7명의 후보 가운데 출마 결심이 늦어 공약 제출 요구가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은 창조한국당 김진명, 무소속 정병문 후보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평화통일가정당 김홍득 후보는 요청 당시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해 모든 후보의 정책을 분석하지도 못했다.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각 언론사들이 정책 검증을 위해 설문, 인터뷰 등을 진행하며 정책 선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후보자들의 반응은 무성의하기만 했다.
 
일부 후보들은 얼굴 알리기도 바쁜데 많은 분량의 설문, 질문지를 작성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또한 성실히 답변한 후보들 역시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답변 역시 구체성을 가지지 못한 채 선언적인 구호를 반복하는 후보가 있어 보도를 하는 언론사 역시 답답한 심정이었다.
 
이러한 정책 부재 선거의 반복은 결국 유권자의 손에서 해결될 수 밖에 없다. 1차적으로 후보자뿐만 아니라 유권자 역시 '정당 공천', '지연ㆍ학연' 등 정책 외적인 부분에 관심을 쏟는 이상 후보자들이 정책을 가다듬을 노력을 기울이지 않도록 면죄부를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 기간 뿐만이 아니라 상시적인 정책 점검 시스템이 지역 내에 마련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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