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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또 하나의 가족, 가정위탁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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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가정위탁세대
“우리 엄마는 501호 아줌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5/06 10:25 수정 2008.05.06 11:05
17년째 외로운 아이의 엄마가 돼준 아동위원

ⓒ 양산시민신문
양산지역에는 현재 71세대의 소년소녀가정이 있다. 이들 가운데 69세대 93명의 아이들이 현재 양산아동위원들의 가정위탁사업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지난 1일 양산지역 가정위탁세대 가운데 17년째 외로운 아이들의 엄마가 돼 주고 있는 웅상지역 아동위원 권기준(57) 씨를 만났다.

본지가 찾아간 곳은 올해 권 씨와 새로운 인연을 맺은 지현(가명)이네 집이다. 어머니와 사별하고 아버지는 현재 수감 중으로 어쩔 수없이 한 가정의 가장역할을 하고 있는 지현이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권 씨가 가슴과 마음으로 품어주고 있었다.

권 씨는 “어느날 지현이가 집에 있는데 낯선 사람이 찾아와 부모님 어디 계시냐고 물었대요. 그래서 501호에 있다고 했다네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현이한테 그랬죠. 앞으로 엄마가 누구냐고 하면 ‘501호 아줌마가 우리 엄마’라고 대답하라고요”라고 말하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권 씨는 지현이 외에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기현·준혁(가명) 형제 역시 가정위탁형식으로 돌봐주고 있다. 특히 기현·준혁 형제와의 인연은 올해로 17년째로 권 씨가 아동위원으로 위촉되기 훨씬 전부터라고 한다.

아동위원들은 가정위탁이 필요한 아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냐는 질문에 권 씨는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건데 기준이 뭐가 필요해요? 내 이웃에 외롭게 살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행정의 잣대로 요보호대상이 아니라고 그냥 방치해 둘 수는 없잖아요”라고 우문
현답을 했다.

마지막으로 권 씨는 “이 아이들이 엄마가 가장 필요할 때가 언제인줄 아세요? 어린이날도 아니고, 생일도 아니래요. 바로 졸업식, 입학식이래요. 이날 엄마가 학교에 오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창피하다나요.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졸업식날 장미 한송이 사들고 올 수 있는 엄마예요. 저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가정위탁 활동을 멈출 수가 없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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