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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통학로에 자꾸 왜 이러나?..
사회

통학로에 자꾸 왜 이러나?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8/05/27 11:39 수정 2008.05.27 10:49
위험한 통학 환경, 계속되는 ‘안전불감증’


등·하굣길 아이들, 대형트럭과 아찔한 동행

↑↑ 우회도로를 통해 하교하고 있는 어곡초 학생들이 트럭이 뒤따라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를 피해 달리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소토초 통학로가 산업단지 출입로로 지정되고, 천성초 통학로에는 아파트 건설 현장사무소가 들어서더니 이제는 우회도로가 어곡초 통학로를 잠식해 버렸다.

어곡터널 출구에서 양산에델벨리 방향으로 우회도로가 개설되면서 어곡초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에 비상등이 켜진 것. 아이들과 대형트럭이 나란히 다니는 모습은 보기에도 아찔하다.

시는 지난 3월 어곡사거리 통행량 증가를 해소하기 위해 어곡터널과 어곡사거리 사이에 양산에델벨리와 신불산공원묘지로 통하는 우회도로를 임시 개설했다. 이 우회도로는 농협 어곡지점이 있는 삼거리에서 지방도 1022호선과 합류하게 돼있어 어곡산업단지로 향하는 대형차량들이 주로 통행하고 있다.

문제는 어곡초 학생들이 우회도로를 등·하굣길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 확인 결과, 하교시간인 오후 1시 30분께 상당수의 학생들이 우회도로를 통해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우회도로는 폭 3.5m 가량의 일방통행 길로 인도가 없고 대형트럭들이 줄을 이어 통행하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다니기에도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삼성파크빌에 사는 김아무개(어곡초4) 학생은 “이 길이 집으로 갈 때 더 가깝고, 친구들도 다 여기로만 다닌다”며 “뒤에 트럭이 오면 빨리 뛰어서 도망가면 된다”고 말했다.

어곡초 관계자는 “삼삼오오 손을 잡고 우회도로로 다니는 아이들 뒤로 대형트럭들이 오는 것을 보면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다른 길로 다니라고 담임교사들이 특별히 지시를 하고는 있지만 기존 통학로도 어차피 인도가 없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통사고에 항상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는 임시 개통한 우회도로이기 때문에 건설 예정인 아파트가 들어서면, 이 우회도로를 폭 20m의 아파트 주진입로로 새로 개설해 인도 및 도로안전물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 건축승인을 받은 ㅇ건설은 이미 부도처리 된 회사로, 아파트 건설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언제 인도를 갖춘 정식도로가 개설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양산지역 스쿨존이 유명무실해 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양산나들목, 국도35호선과 접해 있는 상북면 소토초는 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는 도로가 도시계획도로에서 산업단지 주출입로로 지정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웅상지역 천성초 역시 교문 앞에 평산 주공아파트 현장사무소가 들어서 말썽을 빚고 있다.

학부모 이아무개(38, 어곡동)씨는 “9월부터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운전자 과실 비중을 더 높인다는 금융감독원의 발표처럼 한국사회 전반이 스쿨존 보호에 힘쓰고 있는데, 양산지역은 대형차량의 원활한 통행과 공사현장의 편의성을 위해서라면 스쿨존 안전 따위는 상관없다는 것 아니냐”며 “맞벌이 때문에 매일 대형트럭들과 함께 등·하교하는 자식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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