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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옛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가운데 엄마의 손을 잡고 현장에 나온 아이들의 눈망울이 더욱 눈에 띄었다. |
ⓒ 진보현기자 |
"이명박 정부가 아직도 한국 사람들의 냄비근성을 믿고 있다.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국민들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미국산 쇠고기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양산시민도 동참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저녁 7시께 옛 터미널 입구, 농민과 학생 등 100여명의 양산시민이 모여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최종고시 되면서 이날 촛불을 든 양산시민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컸다.
이날 가장 먼저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은 다름 아닌 초등학생. 백유빈(삽량초3) 학생은 "어제도 부산 서면 촛불집회에 갔다가 감기가 걸렸지만, 내가 살고 있는 양산에서 하는 촛불집회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쓰레기 같은 쇠고기로 만든 반찬을 친구들과 먹을 수는 없다"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양산여고에서 윤리과목을 가르친다는 윤수용(45) 교사는 "한참 놀아야 할 나이에 나라걱정, 국민걱정을 하는 학생들을 보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운하 반대에 민영화 반대에 이제는 쇠고기 반대까지, 국민들과 총칼 없는 전쟁을 하려는 정부의 고집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농민들을 대표해 자유발언을 한 양산시 농민회 이성봉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농민들의 숨통을 죄어 왔던 쇠고기 수입 문제에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동참해 줘서 고맙다"며 "국민들의 깊은 뜻을 쉽게 저버리는 정부를 규탄하자"고 외쳤다.
한편 지난달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강행되면서 이르면 이번주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수입위생조건이 발효되면 검역작업이 곧바로 시작돼, 부산항과 용인 냉동창고에 발이 묶였던 미국산 쇠고기 5천300여톤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또 LA갈비와 사골, 꼬리 등도 비행기과 선박을 이용해 내달 중순 쯤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쏟아져 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 우려가 아직도 큰 상태여서 당분간 미국산쇠고기가 대량으로 수입, 판매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마트 양산점은 "기존의 호주산 쇠고기와 비교해서도 양산은 한우 소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쇠고기 수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이마트 본사 방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이 검증되고 국민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 한우농가의 입장은 다르다. 양산한우협회 권학윤 회장은 "사료 값이 2년 사이 60%가 상승하고, 소 값은 곤두박질치는 현상이 양산도 예외는 아니다"며 "청보리를 수확해 사료로 대체하는 노력도 하고 있지만 양산지역 소규모 축산농가들은 이미 한우를 포기하고 양돈ㆍ계로 업을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양산민중연대 심경숙 대표는 "양산지역에서의 촛불문화재 등 반대행보와 동시에 부산에서 열리는 감만부두 운송저지 집회와 삼보일대 투쟁 등 다양한 전국단위의 반대운동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