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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행복한사회] 성년의 날, 어른답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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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행복한사회] 성년의 날, 어른답다는 건

양산시민신문 기자 234호 입력 2008/06/03 14:27 수정 2008.06.03 01:25

 
↑↑ 노옥숙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상담원
ⓒ 양산시민신문 
5월 19일은 성년(成年)의 날이다.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주고 자부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서 만 20세가 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5월 셋째 월요일에 성년례 행사를 한다.

보통 성년의 날엔 이성친구에게 장미꽃 20송이, 향수 그리고 키스를 선물로 주며 진정한 성인이 됐음을 축하해 준다. 근래 들어 친구들끼리 모여 파티나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 대중적인 성년식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이성친구가 없으면 이런 저런 제약으로 서러운 날이 되었다.
없던 이성친구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특별한 약속도 없이 맞이하는 성년의 날은 오히려 축하받지 못한 날로 기억되기도 한다. 장미꽃과 향수만이 성년의 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성년의 날은 일생에 한 번뿐인 의미 깊은 날이다.

올 해 성년을 맞은 한 친구는 생일이 빨라 7살에 입학하여 친구들과 학년은 같지만 법적인 나이는 늦다. 친구들은 작년에 성년의 날을 맞이했고 자신은 올해에야 진정한 성년이 됐다며, 아주 비밀스런 정보를 나누어주듯 작년의 이중생활 고충을 토로했다.

술집에 갈 때는 친구들에 묻혀 만 19세가 된다,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최대한 차림새를 늙게 보여 액면가를 최대한 활용했다. 반면 버스요금을 낼 때는 교통카드 청소년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행여 기사님이 고등학교 졸업했지 않냐는 의혹의 눈길을 줄때면, 만 18세라고 큰 소리쳤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유치한 모습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솔직하지 못했던 게 걸린다고 했다.

얼마 전 고등학생들과 성년의 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년의 날, 성년의 의미, 받고 싶은 어른대접은 어떤 모습이냐고 물었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고, 내 인생을 누구 도움 없이 살아야 되는 거 같다,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는 게 어른대접이다, 담배를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필수 있다, 간섭받지 않는다, 내가 지은 죄는 내가 감당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속이는 행동은 이기적이고 나쁘다,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하면서도 막상 성인이 되고 나면 성인된 게 싫을 거 같다, 어른은 어른답게 행동을 해야 한다 등등 여러 의견이 분분하였다. 성년은 되고 싶지만 어른 역할을 하기는 싫다는 마음 일까 힘들겠다는 깨달음일까.

아이들은 성년이다, 어른답다는 의미를 자유와 책임, 솔직함, 이기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 날 미성년자인 그들에게 난 감히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오늘 너가 했던 말을 잊지 말고 자유, 책임, 솔직함, 이기적이지 않음 이 모두에 스스로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어른이 되어 내 자식이 나에게 성년의 의미를 물어올 때 당당하게 알려주고 어른 대접을 꼭 받자고... 성년으로서 15년을 산 지금의 난 어떤 모습일까를 곰곰이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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