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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 스승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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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스승은 어디 있는가?

양산시민신문 기자 234호 입력 2008/06/03 14:29 수정 2008.06.03 01:27

 
↑↑ 김규환
이학박사, 양산대학 생활체육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옛날 스승과 오늘날의 스승을 생각해 보려고 하니 자괴심이 앞선다.

나 자신 교직과 인연하여 인생을 걸어오면서 스승을 발견하고, 스승을 옆에 모시고 어려움을 묻고, 그 스승의 지혜를 충고로 하여 사고하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생활과는 거리가 먼 자세로 살아왔다.

또 제자들과의 관계를 살펴보더라도 제자들이 살아가는 과정에 나를 특별한 스승으로 모시는 경우도 드물며 빈번하게 자신들의 문제를 의논해 오지도 않는 처지이고 보면,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은 물론 허전한 생각마저 든다.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고 하는데, 대체 교사와 스승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교사란 학술이나 기예를 가르치는 선생 혹은 스승이라고 해석되는데 스승이란 자기를 가르쳐준 사부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지식의 전달보다는 인생을 크게 깨닫게 해준 선생님 쪽에 가까운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의식구조, 가치기준, 사회풍토 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옛 스승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학생들로부터 존경 받으며 사회적으로 덕망이 있어 사표가 될 수 있는 교육 전문인을 진정한 교사라고 정의하면서, 이 훌륭한 교사야 말로 요즘 우리가 바라는 스승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고서에「경사(經師)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人師)는 만나기 어렵다」고 개탄한 글이 있다. 경사란 경서를 가르치는 교사를 말하는 것으로 고전(古典)에 실린 글을 가르치는 교사는 흔해도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뜻일 게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최근의 교사 대부분이 글을 가르치는 직업인으로 전략하여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일게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실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듯하다. ‘우리들은 학생들에게 지리(地理)를 가르치다가 그들로부터 지구(地球)를 빼앗고, 문법을 가르치려고 하다가 언어를 빼앗고 있다’고 한 시인 타고르의 말은 지식대신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교육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뜻인 듯하다.

교사는 교과서에 담긴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무로 하는 봉급자로서의 지위에 안주 할 수도 있고, 미래사회의 국가 동량들을 위한 인간형성의 계도자와 더불어 국가발전의 조언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 자신이 참으로 몰라서 올바른 스승의 길을 걷지 않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오늘날의 교육환경, 교육풍토, 그에 따른 외부여건도 훌륭한 교사를 탄생시키는데 역기능으로 작용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의 육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의사가 전문직이라면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아울러 바로잡는 교사도 마땅히 전문직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직으로 지목되는 교사가 타 전문직에 비해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낮기 때문에 교사의 인간선언이 주장되는 등 제 문제가 표출되고 있는 마당에 옛 스승을 바라고 훌륭한 교사의 양산만을 바랄 수 있겠는가.

또한 교육현장 주변을 보아도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가정의 교육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그 역할을 학교가 수용해야 하고 고도산업사회에 따른 학생들의 가치관의 혼란과 갈등을 해소시켜 주어야 하며 전인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등 정말 어려운 일들이 많다.

보다 심각한 것은 진학위주의 입시지옥인 바, 그로인해 교육은 지식위주의 교육과 암기식 교육으로 흘러 교육의 파행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학교교육의 현실이다.

학교에서 감당해야 할 교육위에 ‘보충수업’이며 ‘자율학습지도’ 등에 동분서주 하면서 우리교사들은 언제 정신을 차리고 훌륭한 교사, 참 스승이 될 수 있는 그리고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고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그들은 훌륭한 교사로 반드시 남아있어야 하고 참 스승으로 탄생되어야 하니 우리 교육자들의 어깨는 무거워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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