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화요살롱]슬로푸드,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
오피니언

[화요살롱]슬로푸드,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6/17 15:14 수정 2008.06.19 04:18

↑↑ 이명진
양산대학 관광계열 교수
ⓒ 양산시민신문
요즘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아마도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오만함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깨어지기 시작하면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가치가 뒤죽박죽 되어가고 있다. 특히, 먹거리에 대한 가치도 예외는 아니다.

보릿고개가 있었던 시절에는 먹거리가 부족하여 ‘식사하셨습니까’라는 말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한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먹거리는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안전했다. 지금은 먹거리가 대량생산화, 상품화되면서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

생각하는 인간인 호모사피엔스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빠름’만을 추구하는 호모스피디언이 되어가면서 지구가 병들고 인간도 함께 병들었다. 지구와 인간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오면서 의식 있는 사람들에 의해 패스트 문화가 저항과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먹거리이다.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인 맥도날드가 진출하자 전통음식과 식사와 미각의 즐거움을 지키려는 소수의 사람들이 맥도날드에 반대하며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1989년 전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슬로푸드 파리선언’을 승인하면서 패스트푸드는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낮출 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패스트푸드을 추방해야 함을 공식 발표했다.

슬로푸드 파리선언 이후 2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인 맥도날드는 전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 한 개를 만들기 위해 세 개의 숲이 망가지고 있고, 햄버거에 쓸 소를 빠르게 살찌우기 위해 동물성사료를 먹이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가두어 키운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싸고, 빠르고, 획일적 맛’을 선사하는 맥도날드의 달콤한 유혹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외면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패스트푸드가 나쁘다는 것을 피상적으로는 다 안다. 그러나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고 유전자조작의 원료를 많이 사용해 그 안전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쯤 생각 있는 호모사피엔스라면 슬로푸드를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많은 사람들은 지구가 더 이상 파괴되고,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다면 ‘패스트푸드를 먹지말자’를 머릿속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패스트푸드의 달콤한 유혹을 벗어나는 것은 무척 힘들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노력하여 슬로푸드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슬로푸드 먹기를 실천하는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우리 말에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사는 일에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패스트푸드로 아무렇게 먹어치우는 식의 문화보다는 조금 느리긴 하지만 좋은 음식을 먹고 즐기는 문화가 훨씬 더 생각하는 호모사피엔스의 품위에 맞는 것이 아닐까.

좋은 음식 천천히 먹고 즐기면서 건강하게 살자. 유전자조작과 화학조미료로 만들어진 패스트푸드처럼 우리의 혀를 유혹하는 달콤한 맛은 없지만 지구의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슬로푸드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수입식품과 가공식품을 피하고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부터 생활화 해보자.

대형할인마트에서 생각 없이 먹거리를 사지 말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상품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면서 먹거리를 선택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조금 여유가 된다면 유기농가게도 한 번쯤 방문해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