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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생태도시 쿠바현지르포] ②민·관·학 ‘클러스터’… 생산 ..
사회

[생태도시 쿠바현지르포] ②민·관·학 ‘클러스터’… 생산 효과 ‘시너지’

김명관 기자 cheongam@ysnews.co.kr 입력 2008/07/08 19:25 수정 2008.08.13 11:19
농업관련 연구소만 무려 200여곳 … 기술·정보 제공 적극적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 두 달 가까이로 이어져오고 있다. 유가와 곡물값 폭등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식량위기로 인한 혼란이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와 카메룬, 아이티, 세네갈 등 제3세계에서는 식량폭동이 일어나고 있고, 주요 수출국들은 자국의 안정적인 식량확보를 위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곡물 자급률이 25%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식량위기로부터 안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식량 자급 문제를 단지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문제로 연결짓고 있다.

쌀을 뺀 나머지 식량 자급률이 5%인 우리나라에서 식량위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며, 도처에 널려있는 위해 식품에 대한 우리의 대안은 또 무엇인가?
이런 가운데 식량위기의 극복은 물론 먹거리의 안정성까지 확보해가는 나라가 있다.

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중남미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시가와 커피, 사탕수수의 나라 쿠바를 통해 식량위기의 해법은 물론 유기농업을 통한 친환경 생태도시의 발전된 모습을 살펴보았다. 경제위기·식량위기 등 재앙에 가까운 각종 위기를 쿠바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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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도시 유기농업 쿠바를 살리다-쿠바현지 르포1
②도시 유기농업의 실태와 교훈-(쿠바현지 르포2)
③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쿠바-(쿠바현지 르포3)
④생태도시 쿠바-(쿠바현지 르포4)
⑤기획좌담회-양산의 농업 이제는 유기농이다

↑↑ ①석유가 없어 기계 대신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지난호(‘도시 유기농업 쿠바를 살리다’편)에서는 ‘식량위기’를 맞았던 쿠바가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유기농업을 선택해 성공하게 된 요인을 살펴보았다.

쿠바가 농촌지역이 아닌 도시에서 유기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많은 요소 중에는 토지이용권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개인이나 조합에 대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국가가 토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민간 협동조직과 개별 농가에게 분배해 적정규모로 경영케 하는 등 토지개혁이 추진되었기 때문에 도시 유기농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

토지개혁의 결과, 과거 80%가량이었던 국영농장이 현재 20%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 지역농민들이 자주적으로 운영하는 협동경영농장(CPA)과 개인농장이 20%를, 기초단위협동조합농장(UBPC)이 60%를 각각 차지하고 있었다.
↑↑ ②농장에서 생산된 야채를 지역주민에게 판매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이같은 토지개혁과 함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는 쿠바의 수도이자 대표적인 도심지역인 아바나에 도시농업을 전문으로 이끌어가는 연구소가 모여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농업 클러스터’를 구축한 셈이다. 실제로 열대농업기초연구소와 아바나시 농업산림기술자협회(ACTAF), 컨설팅숍 등의 농업연구소들은 농민들에게 유기농 정보에서부터 최신 농법 및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어 유기농 생산을 촉진시키고 있다.

쿠바는 후덥지근한 아열대 기후인데다 토지가 척박해 병충해 발생빈도가 매우 높다. 이러한 지역에서 유기농을 한다는 것은 모험과도 같은 일이다.
↑↑ ③ 조합원들이 농장을 돌보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200개가 넘는 농업관련 연구소와 3만5천명에 달하는 연구원의 노력에 힘입어 유기농업이 정착할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연구장비 등이 갖춰져 있지 않은 가운데 오직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유기농법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화학비료의 대체재로 지렁이 퇴비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연구원들은 지렁이가 부식시킨 화학성분을 작물마다 시비량을 자세히 조사·분석해 이를 기록했다. 기록된 문서는 곧바로 농민들에게 알려줘 농가생산에 큰 보탬이 된 것이다.

바로 이같은 ‘선순환 구조’는 연구개발에 이어 생산 촉진 활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8천여개에 달하는 도시 유기농장과 텃밭이 경작돼 자급자족의 토대를 구축하게 되었다.
↑↑ ④지렁이 분변토와 액비비료를 만드는 곳이다.
ⓒ 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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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마드 농장을 찾아서

장관보다 월급 많아 ‘고소득직’
노인 … 일자리 창출 돕기도

ⓒ 양산시민신문
알라마르 협동농장(58, 조합장 살시네스, 사진)은 1997년 조합 설립 후에 국가소유의 땅을 무상으로 임대해 농사짓는 형태이다. 이를 UBPC(Union Basic Product Corporation)라고 부른다.

아바나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이 농장은 원래 쓰레기장이었다. 1㏊당 연간 180톤의 야채를 생산하고 있는 이 조합은 500만페소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쿠바 최대의 채소농장이다.

전체 수입의 50%는 임금으로 사용하며, 나머지 50%는 투자비로 은행에 적립하고 있다. 임금은 근무연차에 따라 차등지급되지만 3년이상 근무한 조합원은 평균 1천500페소를 받는다. 쿠바 정부의 장관이 700페소의 월급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소득인 셈이다.
조합원의 근무시간은 주 40시간. 선진국 수준과 비슷하다.

조합원 중 30%가 60세 이상의 퇴직자들로 구성돼 있다. 쿠바가 고령사회(전체인구의 18%가 60세이상)인 점은 고려한다면 노인문제도 적절히 해결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채소는 대개 농장내 판매소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는 호텔 등에 납품하고 있다.

조합장은 투표를 통해 뽑으며 임기는 5년이다. 매월 한차례 조합원회의를 열어 다수결로 결정하는 등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규 조합원은 수습기간을 거친 뒤 정회원 자격 여부를 판단하는 등 다소 엄격하다.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을 많이 부여하고 있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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