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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생태도시 쿠바현지르포]③도시농장이 '국부(國富)' 창출한..
사회

[생태도시 쿠바현지르포]③도시농장이 '국부(國富)' 창출한다

김명관 기자 cheongam@ysnews.co.kr 입력 2008/07/15 15:22 수정 2008.08.13 11:19
도시농장·농업연구센터 잇단 방문


시내 곳곳 소규모 농장 '이색적'

글 싣는 순서
① 도시 유기농업 쿠바를 살리다-쿠바현지 르포1
②도시 유기농업의 실태와 교훈-(쿠바현지 르포2)
③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쿠바-(쿠바현지 르포3)
④생태도시 쿠바-(쿠바현지 르포4)
⑤기획좌담회-양산의 농업 이제는 유기농이다


ⓒ 양산시민신문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가 이른바 농업 개혁을 통한 '녹색 혁명'을 일으켜 국가경제를 새롭게 다듬고 있다. 특히 1차 산업인 농업을 일으킴으로써 국가발전은 물론 경제안정을 되찾는 등 서민복리 증진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IT 등 3차산업 육성을 통해 국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토지를 통해 국부 창출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결국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는 1차산업인 농업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쿠바의 농업혁명은 성공적이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 시내에는 곳곳에 농장이 널려 있으며 연구센터 기능을 하는 곳도 수십곳에 달한다. '연구개발-생산-소비' 등으로 이어지는 이와같은 선순환 구조는 우리 농업에도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도시농업을 이끌어 가는 여러 농장 가운데 알라마르 농장은 가장 규모가 큰 형태에 속한다. 지난호에 소개한 바와 같이 대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업협동조합은 기업농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알라마르 농장은 대도시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가용할 수 있는 토지가 다소 넉넉한 편에 속한다.
 
↑↑ ①앙드레 1호 농장
ⓒ 양산시민신문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한 농장은 도시농업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바로 '앙드레 1호 농장'이다. 이 농장은 지난 과거 쓰레기장이었던 곳을 농장으로 개조한 성공한 케이스다.
 
1천847㎡에 불과한 이 농장은 고작 10명의 조합원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직접 농사를 짓고 있으며, 또 다른 3명은 직판장 판매원을 맡고 있고, 나머지 인원은 배양실 천적담당과 묘목, 청소 등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소규모 농장이지만 이 농장은 국가의 농업교육센터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농업대학 학생들의 실험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농장에서는 상추와 배추 등을 번갈아 심는 등 연작하는 농법을 개발해 병해충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 옥수수를 경계지점에 심어 옥수수로 하여금 병해충을 유인케 하는 동시에 천적을 배양해 병충해를 없애는 이중 차단 효과를 쓰고 있어 완벽한 유기농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시내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이 농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유기농 농산물을 수시로 공급하고 있는데다 학교·병원 등 공공시설에 값싸게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대사관 등 주변의 대사관에서도 이 농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회사 출신인 로베르트 베르시(58) 조합장은 "조합원에게 80%를 분배하고, 15%는 농업회사에, 나머지 5%는 투자예비비로 쓰고 있다"며 "노동에 따른 수익분배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바나 시내에는 앙드레 1호 농장과 같은 소규모 도시농업이 200여곳에 달한다. 생산기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연구기능이 뒷받침돼야 한다.'앙드레1호 농장'이 생산시설이라고 한다면 'CTA'는 연구센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농업기술센터에 해당되는 CTA는 아바나 시내에만 무려 52개나 있다.
 
↑↑ ②코노렐라 CTA(컨설팅 숍)
ⓒ 양산시민신문
CTA는 작은 규모의 개인농장에서부터 대규모로 운영되는 국영농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농업을 하는 농민들에게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CTA는 쿠바의 역사속에서 필요조건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겼다.
 
오랫동안 식민지배를 받았던 쿠바는 사탕수수와 담배 등의 플랜테이션 농업이 발달한 까닭에 풍부했던 재래품종을 모두 잃어버렸다. 특히 자급자족을 통해 채소를 먹어야만 하는 서민들은 본래의 품종이 없어 식량난이 더욱 가중됐다.
 
이에 쿠바 당국은 재래품종을 다시 부활시키고 기후에 맞는 신품종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CTA가 탄생하게 됐다.
 
CTA는 종자와 퇴비를 판매하는 가게가 전무한 가운데 채소·약초 등 모종 농기구에서부터 바이오 농약, 미생물 비료, 분변토 등을 시민들에게 유통시켰다. CTA는 또 각 농장에 대해 농업 컨설팅을 해 주기도 했다.
 
취재팀은 여러 CTA 중 '코로넬라 CTA'를 방문했다. 리사군에 위치한 이 곳은 초기에 정부 직영으로 운영됐다가 독립채산제로 '자립'했다. 코노넬라 CTA에서 실습하고 있는 농업고등학교 4학년 씨오멜리(19, 여)는 "농업에 관한 여성전문가가 많지 않아 앞으로 농업대학에 진학해 농업기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국가 인프라산업에 해당하는 농업을 발전시켜 부강시키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우리말이 외면받고 있는 한국사회 현실과 배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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