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양산지역 주요 공사장마다 더위와의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좀도둑까지 기승을 부려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건설현장은 지난 7월 초순경에 공사장에 세워둔 대형 덤프트럭의 연료형 기름을 절도 당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공사현장사무소 내 사무용 컴퓨터를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건설현장은 16만5천㎡ 대규모 부지에 한방병원, 치과병원, 기숙사 등 각 작업장마다 시공사까지 달라 현장을 드나드는 외부인들에 대한 통제가 힘든 상황이다.
현장 관계자는 "공사장 입구에 있는 방범초소로 인해 차량을 통한 외부인 출입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지만, 공사현장이 이러저리 사통팔달로 통해져 있어 도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출입까지 막기는 힘들어 사실상 도난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건설 공사현장의 특성상 현장 인부들의 안전사고 예방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대한방병원을 신축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인부 전용 휴게실을 마련하고, 그곳에 대형 제빙기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양지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병원에서 직접 건설현장을 방문, 탈진이나 일사병, 식중독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름철 인부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우환 차장은 "건설기계노조의 파업과 여름철 장마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돼 일손이 바쁘지만 무더위에 따른 사고를 막는데 현장관리의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에 일환으로 월 1, 2회 정기휴무를 했던 기존과는 달리 매주 일요일 인부들이 쉴 수 있도록 이달부터 휴무제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물금읍 국민체육센터 및 시립도서관 건설 공사현장 역시 더위와 연신 씨름중이다. 절기상 가을의 문턱이라고 해도 날씨는 여전히 한여름을 가리키고, 각종 건설장비가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져 공사현장의 체감온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때문에 이 곳 공사현장에서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와 식염소금의 정기적인 제공은 현재 필수이다.
또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1시까지인 점심시간을 한 시간 연장해 한낮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병학 소장은 "여름철에는 현장 내 식당을 이용해 인부들이 언제든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며 "작업을 보다 능률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인부들의 건강이 필수이기에 더위 퇴치에 항상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