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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폭력, 어른들 생각보다 더 심각해요"..
사회

"학교폭력, 어른들 생각보다 더 심각해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08/08/19 11:44 수정 2009.09.10 03:58
경찰서, 청소년 범죄예방을 위한 간담회

학생 간부 50명 초청…진솔한 대화 나눠



ⓒ 양산시민신문
 
양산경찰서(서장 하진태)는 13일 양산지역 내 중ㆍ고등학교 학생 대표와 지도교사, 교육청 관계자 등 60여명을 초청,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학생들을 관리ㆍ감독하는 학부모나 교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간담회가 주를 이룬데 반해, 이날은 당사자인 학생들이 참석해 보다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간담회 가운데 학생들이 직접 발언하는 시간이 주어져,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경찰서와 학교, 그리고 어른들에 대한 불만사항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되기도 했다.  

노미례(양산여고2) 학생은 "양산여고에서는 현재 학생들의 고충을 듣는 '사랑의 소리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회에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개별학생들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사건이나 문제를 학교에서 숨기기보다 학생들을 대변하고 있는 학생회와 함께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학생회의 입지를 높여달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문수(물금고2) 학생은 "오토바이 절도사건의 가해자로 지구대에 연행된 적이 있는 친구가 수사담당관이 자신에게 욕설과 잦은 폭행을 남발해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털어놨다"며 "아무리 불량학생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인권은 존중해 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란(물금고3) 학생은 "얼마 전 학교에서 흡연예방을 위해 핸드폰문자로 자진신고하는 제도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비밀보장이 되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경찰서도 8월을 청소년 범죄 자진신고기간으로 두고 있지만 비밀보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학생들의 자신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당부키도 했다.  

임소영(효암고2) 학생은 "경찰서에서 매년 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사실 교육내용과 사례들이 우리들에게 그리 와닿지는 않는다"며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고 있는 학교폭력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을 경찰서에서는 꼭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민우(경남외고2) 학생은 "예전에 잠깐 실시됐다가 중단됐던 스쿨폴리스제도(학교에 전직 경찰을 배치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제도)를 다시 도입했으면 한다"며 "솔직히 말해 그 당시 내가 가해자였던 적이 있는데, 그때 스쿨폴리스가 나에게는 상당히 두려운 존재였었다"고 솔직한 경험담을 통해 의견을 제시키도 했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난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연결고리가 되어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간부 학생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 자리에서 나온 학생들의 생각과 다양한 정책적 의견들을 앞으로의 경찰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예방 프로그램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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