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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 고]따뜻한 봉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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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따뜻한 봉사 이야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244호 입력 2008/08/19 13:53 수정 2008.08.19 01:12
부족한 마음이지만 뿌듯함·뭉클함 느껴

이재숙
(사)대한주부클럽양산시지부 회원


그러니까 몇 해 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오후에 시지부장님의 정겨운 목소리가 전화수화기를 타고 내 귀를 울렸다.
 
"하북면 서리마을에 거주하시는 홀로 사시는 할머님이 길가다가 자전거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무릎, 발목 부상으로 거동을 못하시니 우리 회원 몇 분이 가서 할머님을 씻겨 드리고, 또한 다리운동, 발맛사지, 걷기운동을 시키는 등 도와 드려야 될 것 같아요."
 
"네, 잘 알겠습니다"하고는 할머님댁 방문 일정을 약속하고 며칠 후 시지부장님 및 회원 몇 분과 함께 할머님을 찾아뵈었다.
 
우선 할머님께 인사드린 후 할머님의 양말을 벗겨 드렸다. 그리고 모두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만히 있었다.
 
눈으로 확연히 식별되는 때, 발에서 나는 냄새, 방바닥에 떨어지는 허연 각질가루. 순간 ‘아이고 우째야 되겠노 빨리 맛사지 해드려야 하는데...’ 혼자 속으로 되뇌이면서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며 두 눈 딱 감고 내가 먼저 할머님의 발을 만지기 시작했다.
 
손 끝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뭐라 형언하기 어려웠다.
잇따라 다른 회원님들도 함께 발맛사지를 한 후에 할머님의 등 뒤에서 손과 팔을 할머니의 앞가슴 쪽으로 내밀어 안으면서 일으켜 세워 걷는 운동도 시켰다.
 
그렇게 매일 반복되기를 2주일 정도 지났을까 할머님이 "이제는 그만 와도 되겠다. 나 혼자서도 일어설 수 있겠다"라고 하시면서 "진짜 그동안 수고 많았고 정말 고마웠데이" 같은 말씀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하셨다. 그런 후 얼마나 지났을까?
 
유난히 화창한 어느 날, 우연히 신평터미널에서 할머님이 건강하신 모습(굽있는 구두 신고 계셨음)으로 나들이 하시는 것을 보고 인사를 드렸더니 무척이나 반가워 하셨다.
 
순간 나는 가슴 속에서 참으로 뿌듯함과 뭉클함을 느끼며 할머님이랑 헤어졌다.
 
할머님의 뒷모습을 보며 ‘아! 그래 진실로 봉사하려는 마음은 부족하였지만 주어진 일에 성실히 하다보니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게 되는구나, 또한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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