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기고] 민족무예 택견의 철학 ..
오피니언

[기고] 민족무예 택견의 철학

양산시민신문 기자 245호 입력 2008/08/26 17:16 수정 2008.08.26 04:39

ⓒ 양산시민신문
김종인
경남 택견연합회 자문의원
민족무예 택견 연구가


 
택견은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같이 해 온 격투로 인명살상의 행위를 피해 맨손으로 싸워 우열을 가린다. 택견의 구성원리는 는지르는 호혜성과 대접의 규준성 및 품밟기의 합목적성으로 함축해서 표현할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로 택견의 동작은 "굼실", "능청", "우쭐","으쓱" 이라는 4가지 토속적인 말로 표현한다. 굼실은 몸의 중심을 유지하고 있는 다리를 굽혔다 폈다하는 무릎의 굴신운동을 뜻하고 능청은 몸을 활처럼 휘게 하는 탄력적인 몸놀림을 말한다.

우쭐은 굼실과 능청이 복합 되어 몸 전체가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이다. 으쓱은 몸을 가라앉혔다 일으켜 세우면서 기운을 추슬리는 동작을 말한다. 위의 4가지 동작은 택견의 운동 원리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을 택견의 '는지르기'라 한다. 는지르기는 발질이나 손질을 할 때 무르고 느리게 한다는 뜻이다.

택견의 는지르기는 다른 격투기종목이 기술을 제한하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직접 인체를 가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의 안전장치이다.
 
둘째는 대접이 그것이다. 대접이란 사전적 의미로 음식을 차려 제공한다는 뜻인데 경기를 시작할 때 먼저 상대편다리를 가볍게 차주는 것으로 시작하고 상대가 공격이 용의한 거리에 한발을 내주어 상대로 하여금 유리한 승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는 배구 등의 구기 종목에서 'serve'와 같은 의미가 있으며, 일정하게 근접한 거리에서 신속한 승패를 가리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하겠다.
 
셋째로는 품밟기가 있다. 투기에 있어서 상대방과의 거리유지와 몸의 중심이동은 승부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품밟기는 품수 품(品)자와 같이 삼각형의 세 지점을 번갈아 밟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한쪽 발을 내디디면서 왼발과 오른발에 껴끔내기로 체중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앞에서 말한 대접을 반복해서 하면 자연스레 품밟기가 된다. 품을 밟을 때는 필히 굼실과 능청의 원리가 적용된다.
 
택견의 발질 하나하나는 수천수만 년의 선조들에 의해 발전된 것이라는 것이 가치를 더해준다. 상대를 해하지 않고 호혜적 관계로 이끌면서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경기를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선조들의 철학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택견의 정신이 현대 인류의 상생공영의 이데올로기와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