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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농한기를 맞아 수백, 수천만원대 판돈의 도박을 벌이던 농민들이 경찰에 검거되는 등 원동지역 도박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가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병폐로 지목되고 있다.
양산경찰서는 다방에서 도박을 벌인 ㄱ아무개 씨 등 농민 4명을 검거해 상습도박 협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원동면 모 다방에서 판돈 480만원을 걸고 속칭 '도리짓고땡' 도박을 벌이다 제보를 받고 급습한 경찰에 검거됐다.
원동지역 주민 ㄴ아무개 씨는 "이 사건처럼 제보로 인해 검거되는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 지금 원동지역 도박은 그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일부 농민들이 인근 삼랑진지역으로 원정도박을 가 2~3천여만원을 탕진하는가 하면, 딸기ㆍ매실 등 한 해 동안 지은 농사로 마련한 목돈을 하룻밤 사이 도박으로 모조리 잃어 가정파탄의 위기에 이른 농민도 발생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비교적 젊은 농민들은 당구장에 모여 포커, 훌라 등 상습적으로 카드도박을 벌여 참다못한 당구장 주인이 임시휴업을 하는 등 원동지역 전반이 도박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민 ㄴ아무개 씨는 "원동지역은 수확물의 특성상 7, 8월과 수박모종을 심은 직후인 9월 중순에서 11월까지가 농한기로, 주로 이때 판돈이 큰 도박이 자주 열리곤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처음에는 백단위의 판돈으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천단위, 억단위로 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장소 또한 가든, 다방, 모텔 등 다양하며 한 번 시작한 도박판은 며칠 밤낮을 쉬지 않고 진행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또 주민 ㄷ아무개 씨도 "2년 전에도 도박을 벌이던 농민 1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되는 일이 발생해 농민들 스스로 마을에서 도박을 근절해야 한다는 자중의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었다"며 "하지만 이도 잠시, 하룻밤 한탕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때보다 오히려 더 큰 판돈의 도박판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원동지역에 큰 도박이 자주 열리다 보니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로 즐기는 작은 고스톱판도 도박행위로 제보가 들어오기도 해 주민들간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며 "자체 단속을 강화해 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도박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