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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북안동제(洞祭)의 맥을 이어나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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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북안동제(洞祭)의 맥을 이어나가야

양산시민신문 기자 248호 입력 2008/09/23 17:05 수정 2008.09.23 04:59

ⓒ 양산시민신문
최찬수
한국국악협회 양산지부 지부장
양산민속예술보존회 대표



중앙동주민센터 뒤쪽에 위치한 북안마을에서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행하여 오던 동제를 지내기 위해서 당산계를 만들어서 운영해왔는데 일제강점기 때에 소멸이 되었다가 해방 후 다시 당산계를 조직해왔다.
 
북안마을에서는 북안마을 주민들 위주로 당산계를 구성하여 당산계주는 마을 이장이 겸하도록 되어 있었다. 당산계원은 마을주민 중에서 마을에 관심이 많거나 북안마을 지신밟기에 동원이 되는 사람들로 구성이 되었고,정월보름이나 마을 동제 때 지신밟기를 하여 나오는 수익금을 계의 기금으로 마련하였다.
 
또 한 달에 약간의 돈을 계원들에게 거두어 들였으며, 계의 기금으로 계원들에게 빌려 주기도 하였고, 계의 기금으로 동제에 들어가는 행사비용을 보두 지출하였다고 당시 30살의 나이로 마을이장이 되어 마을 동제를 주관한 지창준(41년 생)씨는 말한다.
 
당시 계원들은 지창준, 최익봉, 최헌조, 이재득, 박상희, 안갑수, 김일명, 강일봉, 양재홍, 김기석, 손정환, 김덕준, 염록선,김덕수,정경모, 김재원, 정만식 등 3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북안마을의 도시화가 가속되어 계원들이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거나 또 남아있는 계원들의 노령화와 사망을 함으로써 차츰 시들게 되어 당산계가 흐지부지하게 되었다.

북안의 당산계주이자 이장으로는 1950년 때부터 이상갑, 전용배, 박세학, 정만식 이후 1970년대부터는 지창준(1970-76)-> 한차하(1977-80)-> 이성호(1980-82)-> 김창섭(1982년 이후)으로 이어져 왔다.
 
북안마을에서는 당산계에서 주관하면서 당산제(堂山祭) 또는 당제(堂祭)라 하였다. 북안 마을의 동제를 지낸 시기는 정월 보름, 3월 3일, 9월 9일인데 그중에서도 정월 보름과 3월 3일을 기해서 가장 많이 지냈다고 한다.
 
동제의 신성(神城)으로는 앞의 할아버지 당산나무와 할머니 당산나무인데 양산 북안리에 있는 800년 된 느티나무가 할아버지 당산나무이고, 동네 아래에 있는 400년 된 팽나무가 할머니 당산나무이다. 이곳은 신성시하여 함부로 손을 되지 못하며, 만약 훼손하는 일이 있으면 벌을 받았다는 사례가 많다.
 
할아버지 당산나무에는 주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당산제를 지내고, 할머니 당산나무에는 마을의 부녀자나 마을의 무당이 재수대통, 소원성취를 비는 일이 많이 있었다. 1970년대부터는 아예 마을 무당의 전유물이 되어 무당이 초하루나 보름에 주로 당산신께 제를 지내고 있다.

당산제는 그 해 마을의 무사태평과 농사의 풍년을 위해 당산신에게 올리는 제의이기 때문에 당산계에서 10일전 또는 14일전에 제관을 선정할 때 부정이 없고 제의일과 생기복덕이 맞는 자를 선정했다.
 
여기서 부정이란 일 년 이내에 가족 중 회임한 자나 출산자가 있는 경우, 가족 중 병자나 사망자가 있는 경우, 사람의 시신을 보거나 만진 적이 있는 경우, 가축 또는 짐승을 죽이거나 그 사체를 본 경우, 과거 1년 안에 재난을 당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그렇지 못하면 당산계주가 주관하거나 무당할머니에게 부탁을 하였다고 하는데 주로 무당할머니에게 모두 맡겼다고 한다.
 
1970년께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면서 미신타파를 외칠 즈음에는 주로 무당할머니에게 당산제를 모두 맡기다시피 했다고 당시 북안이장이자 당산계주인 지창준(68) 씨가 말했다. 1990년께 당산계가 해체된 후에는 마을 이장(김창섭)이 마을의 노인회에서 당산제를 주관하게 되었다.
 
양산민속예술보존회는 양산문화원과 공동주최로 잊혀가는 소중한 양산의 문화자원인 북안동제의 맥을 잇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오는 11일 북안동제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800년이 넘도록 한 자리에서 북안마을을 비롯해 양산을 지켜 온 당산신을 기억하고 보존해 나가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남은 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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