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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액티브(Active)산책로'를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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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액티브(Active)산책로'를 걸어보자

양산시민신문 기자 249호 입력 2008/09/30 13:55 수정 2008.09.30 01:53

ⓒ 양산시민신문
김규환
양산대학 생활체육과 교수



아침저녁 학교를 오가며 신기천 제방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을 보며 이 길이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해 언젠가 날을 택해 걸어볼 생각을 했다.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 복장을 갖추고 개척자처럼 길을 나섰다. 산책로를 탐방하기 위해서다. 산책로는 영대교를 중심으로 마치 양팔을 벌린 듯 양산천 제방을 따라 위아래로 길게 정비되어 있었는데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진 새로운 풍경에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아는 만큼 말하고 겪은 만큼 느낀다고 했던가.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이곳은 생태계가 죽어가고 잡초가 무성한 채 도시에서 방치된 곳 정도로 나는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봄날의 유채꽃이 피고 진자리에 메밀꽃이 뒤를 이어 만발하고 탄성 우레탄으로 포장된 산책로에는 '엑티브 양산(Active Yangsan)'의 문구가 눈길을 끌었고 가로등 불빛과 함께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의 여운은 젊은 날의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수질이 정화된 하천에는 청둥오리, 백로, 재두루미들이 찾아오고 숨어 있던 잉어, 붕어, 꺽지, 메기 같은 생명들이 다시 뛰노는 자연형 하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낚시꾼들의 망태기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탐방의 첫날을 보내고 난 뒤부터 내 몸에선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 지금도 '액티브(Active)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다. 내가 산책로에 액티브라는 낱말을 덧붙인 것은 '액티브양산(Active Yangsan)'이란 캐츠프레이즈에 맞춰 그냥 이름한 것 뿐 이다.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걷기에 참여 하고 있었다. 걷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소수의 몇몇 사람이 달리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그들 때문에 자꾸만 뒤에 신경이 갔다.

내가 보기에는 뛰어서는 안 될 사람인데 헉헉되며 무겁게 뛰는 모습을 보니 안스럽게 느껴졌다. 걸을 때는 무릎이 체중의 1.2~1.5배의 충격을 받지만 달리게 되면 두발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 착지하게 되므로 이때 체중의 3~5배의 강한 충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비만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 고령자는 가급적 달리기는 삼가 해야 한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는 안장이 체중을 받쳐주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나 무릎관절이 약한 분들에겐 권장할 만하나 그렇지 않은 분들은 걷는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자전거를 타게 되면 걸을 때보다 허리관절의 가동범위가 줄어들 뿐 아니라 팔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는 "걷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최고의 보약"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마사이족들은 100세 넘은 노인들도 정정하게 걸어 다닌다고 한다. 걷기로 유명한 마사이워킹의 요령은 시선을 멀리 둔 채 양팔은 보폭에 맞춰 리드미칼하게 움직이면서 요추에 힘을 주어 마치 계란을 굴리듯 발목을 굴리면서 걷는데 이때 착지방법은 발뒤꿈치→중앙→발 앞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걷는다.

이렇게 걸으면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기 때문에 충격을 분산할 수 있고 허리와 발목의 근육이 강화되어 복부와 엉덩이, 허벅지의 군살이 빠지게 되어 몸매가 좋아질 뿐만 아니라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이 예방되고 치료된다고 한다.

필자가 잘 아는 사람 중에 요추관절 4~5번 협착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분이 있었는데 마사이워킹과 철봉 매달리기(거꾸로 매달리기 포함)를 시작한지 5~6개월 만에 거짓말 같이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
 
그동안 건강을 돌볼 겨를도 없이 돈과 출세를 위해 오직 앞만 보고 전력질주해온 우리들이기에 이제부터라도 삶에 여유를 가지고 건강을 되돌아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신기천을 따라 놓여있는 옛날 다리들은 키가 낮아 그 구간에서는 달리기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걸을 때도 매우 신경이 쓰인다.

필자가 생각컨대 산책로를 일률적으로 평탄하게만 할 것이 아니고 중간 중간에 오르내림으로 설계를 하면 운동의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음양의 조화로 인하여 지루함 또한 덜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산책로와 등산로를 연결하여 풀코스로 관통하면 어떨까 한다.
 
이렇게 되면 이용의 편리성과 운동의 효과성 때문에 걷기나 등산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걷기의 장점은 우선 사색을 할 수 있고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일의 능률이 오를 뿐만 아니라 좋은 컨디션을 유지 할 수 있다.

그리고 살빼기를 목적으로 한다면 달리기보다 걷기를 권한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체내지방의 연소율은 걷기가 달리기보다 높다. 30분간 빠르게 걸으면 지방과 탄수화물이 소비되는 비율이 50대50이지만 달리게 되면 그 비율이 30대70으로 지방 소비율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우리는 걷고 또 걸어야 한다. 마치 인생이 길이고 걷는 것이 삶인 것처럼….

그동안 열악한 걷기 환경에서 우리들이 활기차고 즐겁게 걸을 수 있도록 좋은 시설을 제공해준 그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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