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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가을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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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가을이 주는 교훈

양산시민신문 기자 252호 입력 2008/10/21 16:58 수정 2008.10.21 04:55

ⓒ 양산시민신문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가을이 되면 편세환 시인의 '가을타는 남자'가 생각난다.

"창가에서 손짓하는 낙엽은/ 뉘 찾아온 길손인가/ 파란 사연의 시 한 편/ 그 위에 얹어/ 옛 친구에게 띄우고 싶다// 할 이야기도 없으면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말을 건네고 싶은 계절// 허탈한 들녘에/ 소리 없이 시드는 풀잎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며// 나 어릴 적/ 소꿉친구 그 아이/ 늙어 가는 모습이 궁금해지는/ 심술스런 이 마음/ 아 나는 가을 타는 남자인가"

가을이 주는 첫 번째 교훈은 인생의 무상이다. 새싹 같은 봄의 어린 시절이 있는가 하면 여름 같은 젊은 청춘의 때가 있고 가을 같은 황혼의 때가 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귀뚜라미가 구슬피 울어대면 왠지 사람의 마음은 서글퍼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인생의 무상 앞에 움켜쥐고 있는 욕심과 이기적 자아를 내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가을의 두 번째 특징은 '열매'일 것이다. 황금 빛 들녘이며 가지마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열매들을 볼 때마다 우리의 인생에도 잎만 무성한 열매 없는 삶이 아니라 많은 열매로 가득한 풍요로운 삶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가을이 주는 교훈은 겨울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국가든 위기의 순간이 있고 불황의 때가 있다. 항상 여름 같은 줄 알고 베짱이처럼 사는 삶이 아니라 인생의 겨울의 때를 준비하는 개미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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