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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택견의 기합과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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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택견의 기합과 어원

양산시민신문 기자 255호 입력 2008/11/11 17:32 수정 2008.11.11 05:36

김종인
경남 택견연합회 자문의원
민족무예 택견 연구가  


'이크 에크…'
 
택견의 기합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이 웃음을 터트린다. 기합이란 말 그대로 몸에 있는 기를 모으는 것이다. 여러 무술에서 독특한 기합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택견의 이크크 에크라는 특이한 발성은 그 의미를 알기 전까지는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사람이 신변에 위급함을 느꼈거나 놀랐을 때 혹은 무서움이 느껴질 때 몸이 긴장 되며 호흡이 멈춰진다. 이는 자율 신경계의 자기 신체 보호 본능이다. 택견 기합의 '이크' 하는 순간이 바로 이러한 현상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어서 '크' 로서 긴장이 풀어지는 안도의 한숨으로 연결된다. 우리가 놀랐을 때 별 뜻 없이 쓰고 있는 '에그머니나'가 바로 택견의 에크와 어머니의 합성어이다. '이크'하며 아랫배에 힘이 들어갈 때 하단전이 강화되며 기가 모이고 '크'하며 모인 기가 순환하는 우리 민족 특유의 기 문화의 잔재라 보여진다.
 
택견은 한자가 없고 한글로만 표기한다. 그러나 우리 고유어 표기에 대체로 거센 소리와 된 소리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식 발음과 같은 외래어가 우리말 화 된 경우가 아닌가 추측된다.
 
나현성의 논문(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회.1962)에서는 우리 고대에는 오늘날의 제기를 '척건'이라 하였다. 이 제기를 중국에서는 '티겐'이라 하였는데 우리말로 음독하면 '척건'이 된다고 하였다.
 
찬다는 뜻을 가진 한자 '척'은 중국어에서 'tik'으로 발음 되는데 제기차기의 티겐과 탁견, 택견은 발음상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조선어 사전(문세영.1938)에는 '태껸'으로 나와 있고 '재물보(조선정조.이성지)'나 '해동죽지(최영년.1921)'에는 '탁견'으로 나와 있다.
 
무형 문화재 기능보유자 고 송덕기 옹은 탁견이라 하고 탁견하는 사람을 택견꾼이라 부른다고 증언 하였다. 이는 학교를 핵교, 아지랑이를 아지랭이, 아기와 씨름을 결합하여 애기씨름으로 'ㅏ'를 'ㅐ'로 발음하는 서울, 경기도 지방의 사투리에 의한 변음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어찌됐던 현재 사)대한 택견 연맹에서 '택견'으로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교과서나 한글 사전에도 택견으로 수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까지 살펴 본 것을 종합해 볼 때 택견은 차기 곧 발길질 이라는 뜻이고, 그 어원은 한자인 '척' 등의 중국식 발음과 관련됨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택견의 형태가 중국 무술과는 그 원리와 특성을 달리 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발음이 중국어와 관련이 있다고 해서 기예 자체가 중국에서 건너 왔다고 속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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