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마저도 헌혈 부적격자가 많다는 이유로 헌혈차량 요청을 번번히 거절당하고 있어 헌혈을 포기하는 양산시민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지역의 한 여성사회단체는 좋은 일을 하자는 취지로 단체헌혈을 계획했지만 울산혈액원으로부터 실제 헌혈적격자가 40명 이상이 안되면 이동헌혈차량을 보낼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앞서 3개월전에도 여름방학과 휴가 등으로 혈액이 많이 부족하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단체헌혈을 신청했지만 그때도 같은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키로 하고 신청했지만 '여성들은 헌혈부적격 판정을 많이 받아 실제 헌혈자대상자가 30여명 미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두 차례나 거절했다"면서 "매년 헌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헌혈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헌혈은 광역단위에 있는 대한적십자 혈액원에서 각 지역에 설립한 헌혈의 집이나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은 지정병원 등에서 이뤄진다.
현재 경남지역에는 창원, 마산, 진주, 김해 등에 8곳의 헌혈의 집이 있지만 양산에는 단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양산지역 헌혈은 이동헌혈차량을 이용한 단체헌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헌혈지원자 가운데 부적격자 비율이 증가하면서 단체헌혈을 위한 이동 헌혈차량 신청마저 힘든 상황이다.
울산혈액원은 "최근 여성들이 철분부족으로 헌혈부적격 판정을 많이 받고 있으며, 남성 역시 침이나 뜸, 부황 등의 치료를 받거나 해외여행 횟수가 잦은 경우 헌혈대상자가 되지 못한다"며 "따라서 여성이 많거나 중년층의 남성이 주를 이루는 단체의 경우 지원자가 많다하더라도 이동 헌혈차량 투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 울산혈액원은 3대의 헌혈차량만 보유하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산지역에 헌혈의 집이 설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달 1~2회씩 헌혈을 하고 있다는 김남석(38, 웅상) 씨는 "10여년간 울산에 있는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꾸준히 해 왔는데 양산으로 이사하면서 헌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렇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도시에 헌혈의 집이 하나 없다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혈액원은 "현재 양산지역 헌혈의 집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양산은 베드타운의 특성상 헌혈이 이뤄지는 낮시간대에 유동인구가 적을 뿐만 아니라 헌혈 대상자의 50%를 차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도 적어 당장 설립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