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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행복한사회] 네 꿈은 뭐니..
오피니언

[청소년이행복한사회] 네 꿈은 뭐니

양산시민신문 기자 257호 입력 2008/11/25 14:58 수정 2008.11.25 03:01

ⓒ 양산시민신문
김선희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올 초에 보았던 TV 프로그램 중에 MBC에서 했던 '1년쯤 쉬어도 괜찮아'라는 교육다큐멘터리가 있다.

기획의도가 'OECD 주관 학업 성취도 조사(PISA)에서 최상위권인 우리나라의 교육이 과연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대한 점검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같은 조사에서 학생들의 학교만족도와 교육여건에선 최하위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에 연간 30조 이상의 사교육비 지출, 중고생 74%가 소위 '공부 잘 하기 위한 약'까지 섭취하며 공부하고 바뀌는 교육제도에 허둥대며 꿈꾸는 시간조차 부족한 아이들.

화려한 성적과는 달리 우리 아이들은 지쳐가고 있다. 꿈만 꾸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경쟁의 치열함과 공부의 압박 속에서 숨고를 겨를 없이 달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의 다른 아이들이 묻는다. "네 꿈은 뭐니?"
 
아일랜드에서는 우리나라의 고1에 해당하는 중등학교 4학년생들이 전환학년이라는 공식적인 1년간의 휴학 기간을 거친다. 이때에는 시험도 없고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없다.
 
유럽에서는 드물게 입시학원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아일랜드에서 1년이나 공부에서 떠나있어도 되는 걸까? 전환학년의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건 당연하다.

놀랍게도 이런 교육열 속에서도 1년을 쉬며 전환학년을 보낸 학생들의 결과는 뜻밖이었다. 전환학년을 거친 학생들과 거치지 않은 학생들을 비교해 본 결과 2년 후의 졸업 시험에서 전환 학년을 거쳤던 학생들의 평균이 26점 높았다는 것.
 
그 아이들은 1년이란 기간 동안 예비 취업생이 되어서 피상적으로만 예상했던 직업현장 또는 관심분야에서 실질적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생활수업을 받는다.

그러면서 그쪽으로 진로를 더욱 굳히는 아이들도 있고 막상 부딪혀 보니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진로나 전공을 수정하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그 뒤에 선택하는 분야는 더욱 성숙한 눈으로 깐깐하게 살펴보며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준비를 한다.
 
센터에 찾아오는 중3 아이들에게 이 동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만약 너희들에게 이런 전환학년이 주어진다면 어떨거 같냐고 물어보았다. 뜻밖에 대답이 나왔다.

"선생님 저희들은 스스로 뭔가를 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뭘 해야 할지 방황만 하다가 시간만 보낼 것 같아요. 저런 제도가 부럽긴 한데 막상 우리한테 적용되는 건 싫어요"였다.
 
우리에겐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 선택을 번복해 볼 수 있는 기회, 실수를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 한 번의 선택이 잘못되면 그것은 곧바로 실패가 되어 버린다.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하는 소중한 선택들이 모여서 소중한 인생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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