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음직스러운 삼겹살이 한가득 담긴 접시가 주방에서 연방 나온다. 후한 고기 인심은 받는 이뿐만 아니라 보는 이마저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젊은이가 너무 기특해. 내 손주뻘도 안돼 보이는데 이렇게 베풀 줄도 알고…. 이 집에 오면 배도 부른데, 마음이 더 든든해지는 것 같어”
물금 대동마을 정옥선(74) 어르신이 칭찬하는 젊은이는 다름 아닌 범어택지에 있는 ‘대뽈’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종규(24) 사장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는 김 사장은 음식점 사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다 못해 앳되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사장은 현재 양산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어릴 적부터 음식점 운영의 꿈을 키워왔던 터라,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꿈을 이루고 싶어 일찍 요식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김 사장은 이미 부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 사장이다. 2004년 연구 끝에 인삼삼겹살을 개발해 특허출원과 동시에 삼겹살 가게를 운영해 왔고,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이미 그때부터 꾸준히 해 온 것이다. 하지만 고향이자 초·중·고·대학까지 다닌 이곳 양산에서 하는 봉사는 좀 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꼬맹이 시절부터 뵙던 어르신들이라서 정말 손자같은 심정으로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저 손자집에 와서 밥먹고 간다 생각하시고 부담없이 오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물금지역 24개 마을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대접을 하는 것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은 일이다. 그것도 30~40여명 어르신들이 실컷 드실 정도의 삼겹살을 제공한다는 것은 정성과 시간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그래서 주위에서 한 달에 한 번을 권유했지만 김 사장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고. 김 사장은 오늘도 어르신들의 웃음이 가장 큰 힘이라며 넉넉한 사랑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