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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희망온도 36.5℃]“손자사랑 안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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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온도 36.5℃]“손자사랑 안고가세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59호 입력 2008/12/09 10:23 수정 2008.12.09 10:27
양산대 재학 중인 24살 젊은 사장

일주일에 한 번씩 어르신 점심대접

“아이고, 젊은이 그만 가지고 와도 돼. 이러다 가게 고기 동나겠네”, “어르신, 그런 걱정 마시고 실컷 드세요. 남는 고기는 포장해 드릴께요”

먹음직스러운 삼겹살이 한가득 담긴 접시가 주방에서 연방 나온다. 후한 고기 인심은 받는 이뿐만 아니라 보는 이마저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젊은이가 너무 기특해. 내 손주뻘도 안돼 보이는데 이렇게 베풀 줄도 알고…. 이 집에 오면 배도 부른데, 마음이 더 든든해지는 것 같어”

물금 대동마을 정옥선(74) 어르신이 칭찬하는 젊은이는 다름 아닌 범어택지에 있는 ‘대뽈’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종규(24) 사장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는 김 사장은 음식점 사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다 못해 앳되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사장은 현재 양산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어릴 적부터 음식점 운영의 꿈을 키워왔던 터라,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꿈을 이루고 싶어 일찍 요식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김 사장은 이미 부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 사장이다. 2004년 연구 끝에 인삼삼겹살을 개발해 특허출원과 동시에 삼겹살 가게를 운영해 왔고,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이미 그때부터 꾸준히 해 온 것이다. 하지만 고향이자 초·중·고·대학까지 다닌 이곳 양산에서 하는 봉사는 좀 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꼬맹이 시절부터 뵙던 어르신들이라서 정말 손자같은 심정으로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저 손자집에 와서 밥먹고 간다 생각하시고 부담없이 오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물금지역 24개 마을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식사대접을 하는 것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은 일이다. 그것도 30~40여명 어르신들이 실컷 드실 정도의 삼겹살을 제공한다는 것은 정성과 시간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그래서 주위에서 한 달에 한 번을 권유했지만 김 사장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고. 김 사장은 오늘도 어르신들의 웃음이 가장 큰 힘이라며 넉넉한 사랑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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