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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상한가 치는 이ㆍ통장 … 경쟁과열로 '몸살'..
사회

상한가 치는 이ㆍ통장 … 경쟁과열로 '몸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61호 입력 2008/12/24 11:17 수정 2008.12.24 11:22
'권한 있는 자리' 인식 전환,각종 혜택 등이 원인

선출 과정,새로운 사회갈등 야기…대책마련 시급

사례 #1 물금 ㄱ아파트는 올해 이장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이렇다 보니 이장을 추천하는 동별대표자 선출부터 입주민들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다 못한 마을 원로들은 주민간 갈등이 야기되는 것을 우려해 비상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본격적인 선거태세에 돌입했다.

사례 #2 물금 ㄴ아파트는 한 지원자가 무보수를 공약으로 내세워 지원자 간 경쟁이 증폭됐다. 이후 선거 운동이 과열되자, 아파트 관계자들은 일원화돼 있던 이장과 입주자대표를 각각 선출토록 아파트 조례까지 개정,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을 이ㆍ통장 인기가 상한가다.
'마을 궂은 일이나 하는 이장'이란 말은 옛말이 됐고,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 최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장 선거가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이ㆍ통장은 준공무원 신분으로 민방위 교육이나 영농에 이르기까지 읍ㆍ면ㆍ동과 마을간 행정집행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으며, 행정기관의 지침을 전달받아 주민들에게 이들 전하거나 처리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ㆍ통장의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이ㆍ통장이 마을대표자로서 막강한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ㄷ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한 주민은 "양산지역은 신도시개발사업과 맞물려 개발사업, 각종 보상 등에서 이ㆍ통장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이ㆍ통장선거를 둘러싸고 폭행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아파트는 이ㆍ통장과 아파트입주자대표를 겸직 할 수 있어 물탱크 청소, 재활용품 처리, 엘리베이터 수리 등 각종 아파트 시설관리 사업에 대한 결정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ㆍ통장의 역할이 상당히 큰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ㆍ통장 월급에다 입주자대표 활동비까지 합치면 웬만한 월급쟁이가 부럽지 않다고 한다.
 
또 자녀 학자금, 회의수당, 추석과 설 보너스, 단체보험 가입 등 각종 혜택도 주어져 최근에는 주부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는 지난해 이ㆍ통반장 임명에 관한 조례 개정에 나섰지만 이ㆍ통장단 협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2년 임기에 1회 연임이 가능토록 하는 개정안이었지만, 선거 과열문제는 일부 마을에서만 발생한 것일 뿐 대부분의 자연마을은 여전히 이장 기피현상을 빚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시 관계자는 "이ㆍ통장을 특정인물이 장기재임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4년 이상 이ㆍ통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제한코자 했다"며 "하지만 아파트가 아닌 농촌 등 자연마을에는 이ㆍ통장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 연임제한 규정이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개정은 보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과열되고 있는 이ㆍ통장 선거전은 결국 주민들의 갈등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어 이웃간 온정이 치열한 선거로 삭막하고 혼탁해 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양산지역은 신도시개발로 인해 대단지 아파트 조성이 가속화되고 있어 각종 민간조직 관련 갈등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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