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양산시민신문 |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방학이 있는 건데 이즈음이면 "우리 애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 게임중독이 아닐까요? 일주일에 2~3일은 밤새도록 PC를 해서 낮밤이 바뀌었는데 이대로 두어도 되는건지…"등 인터넷 게임과 관련한 전화상담이 폭증한다.
그 호소 속엔 저러다 건강을 해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지만, 게임을 저지하는 부모와 계속하길 원하는 아이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게임 때문에 아이가 폭력적으로 변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게임중독에 빠진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등이 있다.
상담을 하거나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늘 드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인터넷 사용이나 게임에서는 부모 보다 아이들이 월등히 능숙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보와 지식에서의 차이가 서로 간에 오해를 만들고 급기야는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처럼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랄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세상이 새로 생겼고, 그 속에서 사는 아이들과 부모는 말이 안 통하게 된 것이다.
가령,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두루 좋아하는'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대륙과 대륙을 옮겨 다니는'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배가 출발하는 시간은 현실 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에 맞추어 항구에 가야 배를 탈 수 있다.
만일 배가 떠나는 시간이 10시인데, 9시 50분까지만 게임을 하고 컴퓨터를 끄도록 한다면, 아이는 아무리 게임을 해도 배를 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컴퓨터를 그만 끄라고 요구할 때 아이는 보통'엄마 지금은 끌 수가 없어요!'라고 할 수 밖에 없는데, 부모는 전원버튼을 누르면서'이렇게 하면 꺼지는 것을 왜 끌 수가 없다고 그래!'라고 반응함으로써 아이와의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세상은 그렇게 꺼지는 세계가 아니다. 자녀가 팀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꺼버리면 팀 구성원 숫자가 줄어들어 승리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동료들의 경험치와 아이템에 손실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아이가 모두 감당해야 된다. 즉, 매너 없이 나갔다고 다른 게이머들이 불쾌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채팅창에'비매너 게이머'라고 올려놓게 되면 아이는 다른 게이머들과 대전을 하기가 어려워지게 되고 사이버 세계에서 왕따가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아이가 부모에게 가지는 감정이 어떠할 것인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정보통신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만 6세에서 19세까지의 아이들 94.7%가 인터넷과 게임을 통해 여가활동을 한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내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인터넷이나 게임 세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고 해야 한다. 최소한 말이라도 통해야 인정을 해주던 설득을 하던지 할 것이다. 현실에서도 사이버세상에서도 부모 노릇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