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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원칙있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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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원칙있는 정치

양산시민신문 기자 268호 입력 2009/02/18 11:08 수정 2009.02.18 11:15

ⓒ 양산시민신문
장운영
변호사, 시민무료법률상담소장


통계청은 지난 10일 전국의 취업자수가 1년 전보다 10만명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가 있은 그 다음날 정부는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에서 마이너스 2%로 낮췄고, 그에 따라 일자리 목표도 '취업자수 10만명 증가'에서 '20만명 감소'로 수정했다. 정부는 취업자 수를 늘릴 수는 없고 최악의 실업상황은 막아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상태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후 연구원, 사업가, 학자, 공무원 등 40~50명을 만났지만 결론은 불확실성이었다"라고 토로하였다. 그러면서도 윤증현 내정자는 "우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미래에셋 같은 1등기업을 보고 배워야 한다.

삼성과 같은 회사를 10~20개 만들고 자본시장에서는 동남아시장을 제일 먼저 개척한 미래에셋 회장인 박현주 같은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의 기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미국, 중국시장에서 다른 회사들의 판매가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기술력이 높아진 현대자동차의 판매는 늘어가고 있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휴대폰의 판매점유률도 상승하고 있고, 한국 조선업의 판매점유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조선업은 IMF 이후 암울했던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왔고 향후에도 상당한 기간동안 그럴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조선업의 수출이 높아지더라도 그에 비례한 고용창출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고용창출효과가 큰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
 
현재의 세계적 공황 이후 세계적 판도는 미국과 서유럽이 약화되며 중국, 일본, 한국이 약진할 것이고 이번에 살아남은 국가와 기업은 유례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지만, 한국은 그 과정에서 국내의 불평등과 불균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IMF 때 일치단결하여 어려움을 극복했고 그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조선업계의 세계적 활약상에 대하여 큰 박수를 보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조선업계의 활약상이 클수록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생활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고 이제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살기 시작한지 10년도 채 되지 아니한 때에 세계적 공황이 다시 찾아왔다. 그런데 현재의 세계적 공황을 이겨낸 후의 국내적 상황이 불평등과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우울한 일이다.
 
국가나 사회는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가 있어야 하고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는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국가나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가 공감하는 사회적 가치는 전체 구성원의 행복이지 소수의 행복은 아니다. 과거 대부분의 정부는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심화된 불평등과 불균형은 심각한 정치, 사회적 이념대결과 계층간의 불신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에 대한 호감지수가 100점 만점에서 50점 이하로 상당히 낮고 용산 철거민사태와 같이 소외계층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는 없지만 생존을 지키기 위하여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하여 이해심과 시간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는 가치가 없어지고 각자의 개인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그 사회는 망할 수밖에 없다.
 
간디의 묘비에는 나라가 망하는 7가지 조건이 새겨져 있다. '원칙(철학)없는 정치, 도덕없는 경제, 노동없는 부, 인격없는 교육, 인간성없는 과학,윤리없는 쾌락, 헌신없는 종교'가 그것이다. 지금처럼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가나 사회의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기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우리 사회에서 지금은 원칙있는 정치가 매우 필요한 시기이나, 그 원칙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고 도덕성을 갖춘 경제가 절실한 시기이다.
 
우리나라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는 지금,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철저히 점검하고 고민하면서 정책을 펴야 한다. 현재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부양정책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한 정책이 실시된 후에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얻고 불평등과 불균형이 해소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도 똑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양산도 조만간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년에는 지방선거도 치러야 한다. 두 번의 선거에는 개인적인 욕망이나 소수의 지원세력을 위한 정치가 아닌 양산 전체 시민들을 위한 정치원칙과 실천의지가 있는 후보자에게 양산시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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