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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살롱] 우울한 출발과 은퇴준비 ..
오피니언

[화요살롱] 우울한 출발과 은퇴준비

양산시민신문 기자 272호 입력 2009/03/17 18:51 수정 2009.03.17 06:52

ⓒ 양산시민신문
권오주
양산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추운 겨울을 지나 매화보다 일찍 영춘화가 개화하면 봄이 온 것이라 한다. 초등학교의 첫 배움터로 향한 아이들과, 학업을 마친 후 직업을 찾아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도 3월의 봄날만큼 따듯한 세상이 되기를 기원한다.
 
세상은 냉혹하다. 새롭게 출발하는 새내기와는 달리 올 3월은 유난히 은퇴에 대한 화두가 우리들의 가정에 우울함을 주는 것은 작년 9월 세계 경제에 엄습한 미국 발 서브프라임 때문인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도 사람들은 제각각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며, 개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다. 한국인의 삶에 대한 척도를 조사해본 결과 행복하다는 사람은 줄어들고 돈이 첫 번째 조건이라고 한다.
 
설문에는 행복하다는 사람이 74.7%, 불행하다는 사람은 24.1% 정도의 결과에서 소득이 행복의 척도였으며 시ㆍ도별로는 부산, 경남이 제일 높고 대구, 경북이 제일 낮았다고 한다.

결과에서 생각해 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가 고령화 되어가고 20대 후반 30대의 가족 형성기에 접어든 결혼 연령층은 작년과 올해의 한국 경제 상황을 예측해 볼 때 저출산의 가능성을 더욱 가파르게 만들 것이며, 곧 생산과 소비의 저하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행복의 조건도 7년 전에는 건강과 가족이 우선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돈이 우선이었다.
 
일반적으로 인생의 각 단계에 따른 전형적인 재정계획 사이클을 살펴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되는 20대 후반, 30대 초기는 가족 형성기(family formation)로서 소득수준도 점차 증가한다.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는 경력이 쌓임(Career development)에 따라 소득수준도 계속 증가하고 주택도 소유하게 되며 저축과 투자도 증가하면서 부채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까지는 은퇴 전(Pre-retirement) 시기로서 소득이 안정적이다가 은퇴기(Retirement)로 접어듦에 따라 소득이 감소한다고 한다.

OECD에서는 세계 경제가 앞으로 30년 동안 매년 1.7% 성장률 하락을 겪는다고 발표 하였고 2050년에는 10명의 노동자가 7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현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예상까지 발표하였었다.
 
한국의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40대 및 50대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는 '노후 준비'라고 한다. 40대 보다 50대의 높은 관심은 예외일리가 없고 이는 과거에 비해 은퇴의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인 소득이 없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기인할 수 있다.
 
직장인들의 미래에 대한 재정목표와 계획도 달라진다고 한다. 채무와 보험에 대한 계획은 가족형성기와 같이 비교적 인생의 초기단계에서 출발한다. 채무나 부채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자산관리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들의 서민 가계엔 개인파산이 늘고 있다.

보험은 개인의 소득과 자산을 보호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험을 절대 필수적인 것으로 여긴다. 먹고 사는 일이 현실적으로 힘들므로 제일 먼저 보험부터 해약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고 한다.

경력이 쌓임에 따라 소득과 저축이 늘어나는 것도 옛말이 되었다. 공공기관,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초임부터 예년에 비해 20% 정도 삭감하여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되게 하겠다고 한다. 은퇴나 자녀 대학교육과 같은 주요 지출을 위해 저축하며 우리의 가정을 행복하게 가꿀 수 있는 보통의 가정은 과연 얼마나 줄어 들 것인가에 감히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는 올해가 될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50대 은퇴자의 월 생활비는 200만원 정도로 여기에 5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더하면 월 250만원 수준으로 년간 3천만원 정도를 가정하여 25년간 생존할 경우 8억원 이상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는 평균 3%의 물가 상승률 대비 이율 5% 더하면, 40세가 매월 200만원 이상을 저축하여야 노후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우리들의 보통 가정은 꿈의 미래인 것이다.
 
어려운 현실에서도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노후준비를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은퇴 후에는 여유롭고 품위 있는 삶을 노후 생활을 영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보통의 국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의 정도가 10여년전 IMF때 보다도 훨씬 심각하다는데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서민들의 경제를 보살피는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며, 소득의 양극화, 지역간의 양극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고용의 양극화, 정치의 양극화 등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복지체제의 구축과 교육서비스의 경쟁풍토, 고비용 정치의 해소와 부패 고리의 차단, 그리고 공직사회의 경쟁원리 도입도 우리 경제 체질 개선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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