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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특별기고] 일제고사가 뭐길래ㆍㆍㆍ..
사회

[특별기고] 일제고사가 뭐길래ㆍㆍㆍ

양산시민신문 기자 273호 입력 2009/03/24 17:18 수정 2009.03.24 05:19

ⓒ 양산시민신문
양산민중연대 상임대표 심경숙


3월 10일로 예정되었던 일제고사가 3월 31일로 연기되어 다시 치루어진다는 소식에 조금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던 가슴 한 켠이 다시 먹먹해져옴을 느낀다.
 
대한민국 부모들 치고 자기 아이들의 시험성적에 연연해하지 않을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나 또한 교육현장이 인성교육이나 전인교육을 중심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심심찮게 주장하면서도 시험 때마다 "시험 잘 쳐라!"는 말이 저절로 입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었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 중에 핀란드라는 나라가 있는데 이 나라의 교육 모토는 '모두를 위한 교육'이란다. 그렇다. 모두를 위한 교육은 결코 성적만을 내세우지도 않을 것이며 획일화된 시험과 그 점수로 나오는 결과만을 가지고 아이들과 교사를 그리고 학교를 평가하지도 않을 것이다.

학교만 보내는 부모는 능력없는 부모, 죄스러운 부모가 되고 대한민국이 보장하는 공교육만 시키는 것이 자꾸만 불안해지고 형편은 어려워도 수십만원이 되는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아이들의 친구조차 없어지는, 참으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교육현실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가?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더욱 부추기는 일이 자꾸만 일어나고 있다. 바로 3월 31일 실시된다는 일제고사다. 이번에는 진단평가란다.

내 짧은 생각엔 진단평가는 담임선생님이 시험을 내어서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하면 될텐데 왜 전국단위의 시험지로 그 많은 돈을 들여서 보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시험에 160억이나 쏟아 붓는다니 가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규모다. 더군다나 성적까지 공개하고 결과를 교사와 교장의 인사에도 반영한다고 하니 가히 놀라울 지경이다.

전국의 학생수가 얼마 될지는 모르지만 1등부터 꼴등까지 점수가 매겨지고 공개되는 순간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은 바로 내 아이의 등수를 올리기 위해 지금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로 올인할 것이다.
 
선생님들은 또 어떠하겠는가? 성적이 낮은 학생이 얼마나 밉겠는가? 저 아이 땜에 내가 승진이 안 되고 내가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학교는 스승과 제자라는 의미 있는 가치는 실종되고 오로지 점수와 등수로 매겨지는 형식적 관계만 남게 되지는 않겠는가?
 
그렇게 치루어지는 시험과 성적이 결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좌우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미 만들어진 굴레 속에서는 부모도 아이도 교사도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오로지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미친 듯이 달려가야만 하는 현실이 더욱 제도화되고 공고화되어 상위 1%의 경쟁력 있는 학생들을 위해 99% 아이들의 인생을 저당 잡혀도 좋다는 말인가? 우리 아이들의 재치발랄한 끼와 재능들을 엄청난 잠재력과 다양성과 창의성들을 일제고사 형식의 시험으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오늘도 나는 언제나 해맑게 웃어주는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내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과 건강한 재능들을 시험과 성적에 가두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현장을 꿈꾸어본다.
 
건강한 아이들이 학교 가는 즐거움을 느낄 때 아침을 먹여 보내는 부모의 마음도 행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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