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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강도잡은 용감한 고교생들
“도둑이야~ 고함에 무조건 쫓았죠”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75호 입력 2009/04/08 09:59 수정 2009.04.08 10:01

ⓒ 양산시민신문
고등학생들이 금품을 훔친 뒤 목격자를 폭행하고 달아난 강도상해 피의자를 뒤쫓아가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했다.

보광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찬송(왼쪽)·이민우(오른쪽) 학생이 강도사건을 목격하게 된 것은 지난달 26일 늦은 오후께. 북부동에서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중 ㄱ모텔 앞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

잠시 후 모텔 주차장에서 “도둑이야”라는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고, 순간 모텔 여주인을 폭행하고 줄행랑치던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뒤를 이어 모텔 여주인의 남편이 뛰어나왔고 다급하게 “도둑 잡아야 돼”라고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학생들은 앞 뒤 가릴 겨를도 없이 곧장 뒤를 쫓았다.

앞만 보고 전력질주하던 학생들은 사건 발생 현장에서 약 1km 떨어진 골목길에 이르러 지나가던 또 다른 시민과 함께 강도 피의자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어두운 밤거리에서 찰거머리처럼 뒤를 추적해 온 학생들의 끈질긴 집념에 피의자도 그만 다리가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학생들은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아무런 생각없이 달려갔다”며 “추적 도중 강도가 건물 안에 숨어 들어갈 때는 흉기를 들고 나오지 않을까 순간 겁이 났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 ‘우리가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뒤쫓았다”고 말했다.

우연한 목격으로 강도 피의자를 잡아 양산경찰서장 표창과 범죄신고보상금을 전달받은 학생들은 이날의 경험이 스스로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학생들은 “혹여나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으면 어쩌려고 그랬냐며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강도 피의자를 붙잡았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너무 대견스러웠다”며 “장래 직업으로 위협을 무릎쓰고 범인을 잡는 용감한 경찰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경찰서는 금품을 훔친 뒤 모텔 업주를 폭행하고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용의자 김아무개(38, 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모텔 여주인은 전치 3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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