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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이상택박사의장수칼럼] 나른하면 병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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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택박사의장수칼럼] 나른하면 병의 시초

양산시민신문 기자 276호 입력 2009/04/15 11:03 수정 2009.04.15 11:06

이상택 박사
재경양산향우회 고문
효산의료재단 이사장



두통이나 권태 등은 자체가 병이 아니라 몸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경고 반응이다. 그 경고의 실체를 알아내야만 병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기온이 따뜻해지면 머리가 아프고 몸이 나른하며 졸음이 온다느니 하는 푸념을 곧잘 듣게 된다. 그 한 가지 원인으로 한국인이 쌀밥을 먹는 민족이니까 비타민 B1이 부족한 탓을 들 수 있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오면 비타민이 훨씬 더 필요하다. 겨울에는 보통 성인이 하루에 2~3mg의 비타민이 소요되는데, 여름에는 20~30mg이나 필요하다. 더구나 쌀은 전분이라 소화하려면 비타민 B1이 필요하다.
 
요컨대 더워지면 B1이 몹시 부족해져서 몸이 나른하다고 푸념하게 되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의학에서는 그렇게 비타민 부족 탓으로만 돌렸는데 근래의 새로운 학설에서는 그런 상태가 모든 병의 바탕이 되는 것으로서, 그 때문에 병이 생긴다고 간주하게 된 것이다. 잠깐 동안의 그런 증상이 있다면 모르되 노상 그렇다면 몸의 어딘가에 무리가 있다는 증거가 된다.
 
사람의 몸은 계절을 탄다고들 한다. 봄에는 졸음이 오고 여름에는 나른하고, 가을은 식욕의 계절이라지만 먹고 나면 불편하다. 그리고 겨울에는 신경통 등이 빈발하는데 이 모두가 비타민 B1이 결핍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두통이나 권태감 등은 자체가 병이 아니라 몸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경고반응이다.
 
그런 경고반응에 심각한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 '스트레스 학설'로 유명한 캐나다의 셀리에 박사였다. 그는 병원에서 여러 환자들을 보면서 어느 환자나 비슷한 표정인데다 몸의 하소연도 비슷한데서 착안했다. 그런데 의사들은 환자의 그런 하소연은 문제삼지 않고 일률적으로 혈액검사 등을 객관적, 과학적으로 추구해 간다. 그리하여 당신은 신장염이다, 혹은 폐병이다 하는 식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404병' 중의 하나로 그 환자를 진단한다.
 
병명이 정해지면 그에 관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커다란 의학서적에 실려 있으니 요령껏 약을 처방하는 것을 보면서 셀리에는 의아해 했다. 저래 가지고 병의 실체를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졸업한 의과대학에서도 '이상한 생각만 하는 별종'으로 간주되었다. 그 후 미국으로 가서 록펠러연구소에 들어 갔으나 역시 상대해 주지 않았다.
 
끝내 그는 캐나다로 갔는데 거기서 번팅이라는 탁월한 스승을 만나 연구에 열중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 연구의 성과에 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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