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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양산대학 병원복지경영전공 교수
요즘 경제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도 어렵다고 합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로선 세계 경제가 좋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은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턴어라운드 하기는 힘들다", "L자형 장기 침체를 겪을 것이다" 등 글로벌 경제를 바라보는 눈이 희망적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부러진 날개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1997년도의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 체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의 기업들은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데 성장이 둔해지고,금리가 많이 올라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 할수록 더욱 부채가 늘어났습니다. 회사는 도산하기 시작하였고 그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그 실업자들은 집을 떠나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에서 신문지 한 장을 깔고 덮고 자는 노숙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급식을 하는 곳의 줄이 점점 길어졌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살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다행히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으나 수출의 감소보다 더 많은 수입의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수출이 잘 되지 않으니 내수시장을 살려야 경기가 풀릴텐데 기업의 사정이 어려워 일자리가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일자리가 부족하니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실업 및 취업문제의 해결방법 중 하나로 잡 셰어링(Job Sharing)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잡 셰어링이란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여 해고를 하지 않고 함께 일하거나 또는 일자리를 잘게 부수어 3명이 일하던 것을 4명을 배치하여 일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경기침체로 근로자를 감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감원을 하지 않고 고통을 함께 나누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IMF당시에 있었던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고통분담의 차원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에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시각은 실업이 지난 IMF처럼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 할 수 있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일자리를 함께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동료에 대한 애정을 가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려하는 시각은 기존 근로자 및 신규 근로자의 임금삭감입니다. 과거에 지급되던 급여보다 20%∼30% 정도 삭감되는 대신에 동료의 해고를 막거나 추가인력을 고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계속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이 정상적인 성장을 못한다면 잉여인력은 기업의 부실로 이어지는 위험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IMF 당시에 잡 셰어링을 통하여 기업의 성장을 이끈 사례가 있는데 바로 유한킴벌리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3조 2교대로 일하던 방식을 4조 2교대로 바꾸었습니다. 근로자들은 4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근무하고 2일은 쉬고 1일은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이 감축되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대신에 휴식과 교육을 통하여 재충전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성장을 하게 되었고 고용도 30%나 창출하였습니다. 노사간에 서로 윈ㆍ윈의 결과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유한 킴벌리의 성공은 근로자와 기업사이의 신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근로자를 신뢰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고용을 유지 또는 창출하였고, 근로자들은 기업을 신뢰했기 때문에 그 보답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잡 셰어링을 성공하려면 기득권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삭감하여 인턴사원들을 많이 선발하겠다고 합니다. 기존의 사원들 또는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하지 않는다면 신입사원과 취업하려는 학생들이 이해를 하겠습니까? 기존 사원들의 연봉을 삭감하려면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노조의 반발도 두려워 만만한 신입사원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잡 셰어링은 주로 정규직에만 해당된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은 이미 상당수가 실직된 상태고,일용직은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기득권을 양보해야만 잡 셰어링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OECD국가 중 1위이고, 노동생산성은 최저라고 합니다. 즉 노동강도는 높고 휴식시간은 적은 상황입니다. 유한 킴벌리처럼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식시간을 늘려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면 서로 좋지 않겠습니까?
보건복지가족부의 발표에 의하면 국민연금 직장가입자수가 2월 한 달 동안에 3만3천000명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것은 잡 셰어링과 청년인턴제의 시행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용이 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것이고 계속적으로 잡 셰어링의 효과가 있어 어려운 사람들이 이 위기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