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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의 날… 엇갈린 풍경들
“장애아동 교육권 학교가 지켜야죠”

양산시민신문 기자 277호 입력 2009/04/21 19:01 수정 2009.04.21 07:05
물금초, 1급 장애 민국이 돌봄교육으로 보듬어

ⓒ 양산시민신문
뇌변병 1급 장애 민국이는 걷지도 앉지도 기지도 못한다.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민국이는 학교를 다니고 있다. 벌써 의젓한 2학년이 됐다. 민국이가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물금초(교장 정삼현) 교직원들의 남다른 배려 때문이다.

지난해 초등학교에 진학해야 할 나이가 됐지만 학교에 보낼 엄두가 나지 않았던 민국이 어머니는 취학유예 신청을 위해 학교를 찾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진학을 권유했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일을 해야 했던 어머니는 그런 학교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고.

특수학급 유영희 교사는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으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당연히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며 “비록 학습과 같은 교육이 아니더라도 옹알이를 받아 주는 것도 일종의 돌봄교육”이라고 말했다.

뇌변병 1급은 뇌의 운동기능이 손상돼 주위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장애다. 따라서 뇌변병 1급과 같은 장애아동은 담당교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는 순회교육을 실시한다.

1주일에 2번 방문해 2~3시간 정도 교육 받는게 고작이다. 하지만 민국이는 오전 9시에 등교해 6학년 누나와 함께 오후 3시가 돼서야 하교한다. 동급생들보다 오히려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수학급 교사들의 노력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지사. 혹여나 다른 학생들로 인해 민국이가 놀라거나 상처를 입지 않을까 부모된 마음으로 늘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정삼현 교장은 “민국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웅상여중에서 성금을 모아 민국이 치료비로 전달했다”며 “올해는 물금초 자체적으로도 민국이 돕기 성금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국이 어머니는 “무능한 부모를 대신해 민국이를 돌봐주는 학교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며 “장애아동을 둔 모든 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꼭꼭 숨기며 세상과 아이를 격리시키는 안타까운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장애 만난 장애아동 특수학교

주민 “설립 반대”…교육청 “주민 오해”

상북 특수학교 설립이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재산권 보호를 위한 반대라는 주장과, 특수학교를 제대로 이해 못한 행동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양산지역 장애아동들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지난 2월 상북면 상삼리 일원을 학교부지로 확정, 오는 201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가칭 ‘양산상북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주민들이 부지 선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며 지난 13일 교육청, 시, 시의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상북면 주민들은 앞서 공원묘지, 군부대, 복지시설 등이 들어오면서 이미 재산권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더는 희생을 강요하는 시설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게다가 특수학교 부지 내에 있는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가 훼손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재산권 피해, 당산나무 훼손 등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통영 잠포학교는 마을입구에 최신식 건물로 특수학교가 설립, 유동인구 증가로 오히려 재산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또한 애당초 특수학교는 당산나무를 피해 건축할 계획이었으며, 당산나무를 중심으로 그 일대를 공원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과 교육청은 각각 한발 씩만 물러나 서로의 주장과 상황을 제고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그동안 각종 기피시설로 상대적 박탈감을 겪어 온 주민들을 먼저 이해하고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따라서 주민들을 님비현상으로 단정 짓기보다는 특수학교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풀고, 학교 신설이 마을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다시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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