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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행복한사회] 진로를 결정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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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행복한사회] 진로를 결정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양산시민신문 기자 278호 입력 2009/04/28 15:05 수정 2009.04.28 03:09

ⓒ 양산시민신문
김선희
양산시 청소년종합지원센터


한 아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왔다. 아이라고 하기엔 덩치, 얼굴은 어른이다. 엄마는 고등학생이니 이제 뭔가 스스로 할 나이가 됐는데도 도무지 할 의지가 전혀 없단다. 얘가 도대체 뭘 할 수 있을지 당사자보다도 엄마가 더 한숨이다.
 
현재 우리 상황에선 성적과 진로결정은 거의 동격이다. 좋은 직장과 그 기회를 얻기 위해서 높은 성적은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꿈이 요리사이든 메이컵아티스트이든 영어, 수학도 잘하고 봐야 한다. 성적이 안 되는 아이들은 이 대목에서 좌절한다. 그나마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몇 안 되는 희망사항조차도 손에 닿지 않는 별세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다시 앞의 아이로 돌아가 보자. 아이는 당연히 성적이 안 된다. 어디서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아 있으나마나하니 존재감이 미약하다. 거기다 잔뜩 주눅 들어 있다. 이 아이를 두고서 제 아무리 진로검사나 적성검사를 한다 해도 전체적인 점수가 밑바닥에 깔리게 되므로 진로코드로 드러날 정도의 점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면 포기해야 할까? 먼저 밑바닥에 눌려있는 자기 존재감, 자신감부터 끌어 올려야 한다. 그 다음으로 자기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어떤 것을 할 때 즐거울 수 있다는 중단되어 버린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신도 미처 몰랐던, 설마 이런 것도 재능이 될까라고 밀쳐두었던 그것이 바로 '나의 능력이었구나' 라는 것을 믿게 만드는 주문을 걸어야 한다.

주문이 제대로 걸리면 비로소 마법은 시작된다. 아이는 지금 학교수업을 마치면 제과ㆍ제빵 학원으로 달려가 기술을 익히고 있다. 아이가 처음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한 것이고 어떤 학원이든 일주일을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는 아이인데 3달째 다니고 있다.
 
사람마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어떤 이는 운 좋게 수월하게 찾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열심히 애를 써도 오랫동안 헤매기도 한다. 이런 저런 탓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봐야 나만 손해다. 부모라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청소년기를 성공적으로 보내면 청년이 되어 자연스레 갖게 될 것이라 기대했던 직업 전망이 청년실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며, 아무리 힘들어도 기어코 해 보겠다고 덤빌 수 있는 것이라야만 내 것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소중하게 바라보며 아껴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관찰하는 관심 갖기와 급할수록 돌아가는 시간적 여유 그리고 사회적 잣대가 아닌 내가 만족감을 가지게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청소년기에 선택연습을 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소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서부터 조금은 위태롭고 불안해 보이더라도 용기를 내어 기회를 주자. 실패하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서 좋고, 성공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 이래도 저래도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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