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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시]흙덩이와 교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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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시]흙덩이와 교감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279호 입력 2009/05/05 11:13 수정 2009.05.05 11:16

쓸쓸함이 비로 추적거리는 날
바스락거리는 갈 빛 밭고랑에
무녀리 배추가 움켜잡은
식어버린 흙덩이와 교감한다

표현되지 못한 채
가슴에 떠다니는 생각들
기름띠처럼 핏줄로 흐르다가
순간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내지르지 못하면 가라앉는 것
응혈된 수많은 언어들
쏟아 내고 싶은 날 쏟지 못하고
심장은 울다 지쳐 서걱거린다

겨울 산 낙엽처럼 수북한 채
풀리지 않는 내 숙제는
결국, 생이 소멸될 때까지
발에 붙어 질척거리는 흙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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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녀
천성산문학회 회원
월간 <한비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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