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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자수첩] "놀아라", "출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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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놀아라", "출근해라"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281호 입력 2009/05/22 13:40 수정 2009.05.22 01:44

ⓒ 양산시민신문
엄아현 기자


스승의 날 휴교가 사라졌다.
 
고질적인 촌지수수 관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당일 휴교를 하는 현상이 대세를 이루나 했더니 다시 정상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스승의 날 휴교가 교원들의 자존심과 교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지적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경남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정상수업을 권장한 것. 때문에 휴교 예정이었던 몇몇 학교들은 긴급히 협의를 거쳐 결정을 번복, 올해는 양산지역 57개 초ㆍ중ㆍ고교 모두가 등교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스승의 날을 재량 휴교일로 정했던 것은 이 날이 이른바 '촌지수수의 날'로 폄훼되면서 이런 의심 자체를 피하려는 학교들의 판단 때문이다. 양산지역 역시 2006년 20개교, 2007년 17개교, 2008년 10여개교가 스승의 날 휴교를 했었다. 하지만 이젠 떳떳하게 학생들과 스승의 날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념일을 만들자는 취지로 휴교가 아닌 정상수업이나 체육대회 등을 실시하는 학교가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교사들은 이래저래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한 교사는 "시류에 따라 '놀아라 출근하라'는 여론에 학교가 휩쓸려야 하는 현실 그 자체가 씁쓸하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청소년적십자에서 퇴임했거나 병중에 있는 은사를 위해 만들어진 스승의 날을 놓고 문제가 있다거나 없다는 식으로 쥐락펴락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승의 날을 학년말로 정하자, 아니 차라리 없애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마저도 지친 교사들은 이렇게 푸념하고 있다. 제발 스승의 날을 그냥 내버려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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