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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에 대한 고민을 던져 주고 있다. 이른바 ‘경제논리’에 파묻힌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소망은 많은 시민들을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로 모여들게 했다. 해맑은 아이의 웃음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사회에 대한 염원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겨졌다. |
ⓒ 양산시민신문 |
지난달 23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백승완 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전 국민은 그의 갑작스러운 서거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백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직접 사인을 ‘머리 손상’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장례가 국민장 형식으로 정해지자 25일 시는 종합운동장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오근섭 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의 단체 조문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한 통도사 설법전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통도사를 찾은 불자들 역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영결식이 진행되었던 29일 자정까지 종합운동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2만여명의 시민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흰 머리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유모차를 타고 온 어린 아이까지 세대를 넘어 고인의 뜻을 기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흰 국화를 분향소에 내려 놓으며 고인을 추모하던 시민 가운데에는 흐느끼며 고인의 마지막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으며, 추모록과 대자보에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기도 했다.
추모객들의 반응은 비통과 반성 그리고 다짐으로 나타났다.
‘내 마음 속의 영원한 대통령’, ‘서민들을 위한 대통령’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가 하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는 말로 고인의 비극적인 서거를 애도하는 말들이 넘쳐났다.
또한 “미워하지 말라셔서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원망마라 하셔서 원망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꼭 기억하겠습니다(이문경)”, “시간이 흘러 다 잊어버릴까봐 영원히 기억하겠다 해놓고 잊어버릴까 두렵지만 그래도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무명)” 등 추모록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말도 이어졌다.
어린 아이의 손을 이끌고 가족 단위로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아무런 대가 없이 분향소에서 독경을 하던 스님, 시민들을 위해 따뜻한 차 한 잔을 마련했던 자원봉사자들….
분향소를 찾은 모든 이들은 고인이 생전에 지켜왔던 ‘지역주의 타파’와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지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분향소 설치 이후 영결식까지 분향소 곁을 지켜온 박윤정 의원(민주, 비례대표)은 “분향소를 찾은 모든 시민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해온 가치가 다시 되살아나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며 “고인과 유가족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경남지역 최연소 기초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한편 29일 영결식 당일에는 서울에 가지 못한 시민들이 텔레비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모여 영결식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시외버스터미널에는 버스를 기다리며 영결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식당이나 사무소실에서도 영결식을 지켜보며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