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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국 양산대학 사회복지보육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과거에는 독서의 목적이 생활 지침이나 특정한 규칙 등을 준수하는데 있었지만, 근래에는 즐거움이나 교양, 사고력 함양 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담당하게 되어 그 역할이 다양해졌다. 책 읽기는 'biblion(책, 문학)'과 'therapeia(병을 고쳐주다)'라는 그리스어의 합성어인데 고대로부터 이미 정서적 치료에 사용 되어 왔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서치료가 예방적ㆍ치료적 차원에서 활용되어 아이들이 방황할 때나 개인적인 문제해결 또는 정신적인 질병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아동학대에 의한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효과에 긍정적이다.
주변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시설이나 이를 운영할 지도자에 대한 방법 및 교육체계는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전술한 문제점에 대한 일반인들과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그 대안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인 학교 설립에 관한 님비현상이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모들은 '내 아이는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이들이 문제행동을 보일 때는 성적이 떨어진 경우나 형제들과 비교당할 때, 신체적 문제에서 오는 따돌림, 가난, 부모의 이혼ㆍ재혼 등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콤플렉스를 극복 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함께 해야 한다. 특히 부모의 정신적 결함 속에서 자랐거나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는 커 가면서 정신적인 문제까지 나타나게 되는데,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상대와의 대화기술도 부족하다보니 성격은 소극적이 되고 폐쇄적인 사고로 인하여 결국은 자신을 울타리 안에 가두는 이상행동을 한다. 친구도 없고 컴퓨터가 친구가 되니 방콕(방안에만 있는 아이 지칭)이니 히키코모리(생활 그 자체가 오직 컴퓨터 게임에만 있는 사람) 라는 말들이 생기게 되는데, 상처를 치유하려면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독서하기'가 이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독서사례치료연구에서는 시나 단편소설, 자서전, 개인의 일기, 생활사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독일의 문학비평가인 Jauss, Lser 등은 아이들이 책의 내용을 자신의 문제와 관련시켜서 의식의 전환을 이루어 나갈 때 독서치료효과가 발생한다고 했다. 독서치료가 유의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독서지도자가 독서치료를 받는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하는 독서치료'는 아이가 책 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극복하는 주인공을 동일시하여 아픔을 토해내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며, 통찰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근간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읽는 책 가운데 하나인 저자 '엘리스 브로치'의 <오 마이 걸>은 자기 자신의 불만을 안고 사는 13세 소녀와 겁 많고 소심한 쉰 살의 아줌마의 이야기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사랑으로 이겨낸 성장소설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활용되는 <까마귀 소년>이란 책도 키가 작은 주인공인 '땅꼬마'가 이사를 가는데, 외모로 인한 콤플렉스로 새로운 곳에 잘 적응하지 못하나 관심과 사랑으로 칭찬을 해 주는 선생님 덕분에 학예회에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까마귀의 울음소리로 아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이야기다. 또, 자신의 신체적인 면이 다른 이들과 비록 다른 면을 갖고 있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감으로 살아간다는 '반쪽'이란 책 역시 아이들의 생각과 사고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심리동화이다.
양산의 문화방 작은 도서관들이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훈훈한 소식을 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시ㆍ공간적 배려와 양질의 도서를 구비하여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들이 선택된 책을 읽고 토론, 역할극 등을 통해 나의 내면에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글로 적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으면 한다. 많은 고민거리를 폭로하고 진지한 대화 속에서 삶의 성숙된 자세를 가꾸어나갔으면 한다.
독서치료가 교사 및 부모가 아이를 지도하는 단선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며 여러 가지 활동을 수행하면서 스스로 깨닫는 주체적 활동을 장려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