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이후 작은 구멍으로 겨우 비집고 나온 나방은 한 마리 한 마리씩 날개를 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가위로 큰 구멍을 내어 쉽게 나온 나방은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비실비실 하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누에나방은 작은 구멍으로 나오며 애쓰는 동안 날개의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말라 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편한 것이 진정한 도움은 아니다. 결국 지나친 배려와 도움이 나방을 죽게 만든 것이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오랫동안 널리 읽혀지고 있는 M. 스캇펙의 '끝나지 않은 길'이라는 책은 참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의 삶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점점 더 뒤틀리게 만드는 원인은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을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그것이 두려워서 도망가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만 생기면 현장을 피하려는 습성이 있다. 피해버리니까 문제를 문제로 보지 못하고, 설혹 문제를 보았다고 할지라도 그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 그래서 문제가 계속 꼬이고 절망에 빠진다.
이것이 현대인이다.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훈련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것은 무조건 피하려고만 한다. 그리고 고통을 두려워한 나머지 문제 자체를 아예 외면해 버린다.
심리학계의 거인인 칼 융은 심리학적인 입장에서 이런 말을 했다. "신경증 질환은 그것이 정신분열이든 정신쇠약이든 어떤 것이든지 정당한 고통을 회피한 대가이다" 마치 여인이 해산의 수고를 통하여 강한 모성애를 갖는 것처럼 문제를 직시하고 고통을 피하지 않을 때 우리는 마침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