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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몰래 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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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행복한 사회]몰래 하는 사랑

양산시민신문 기자 286호 입력 2009/06/23 10:09 수정 2009.06.23 10:15



↑↑ 지추련
양산시 청소년종합지원센터
ⓒ 양산시민신문
"남자 친구가 있습니다. 그 애가 너무 좋습니다. 만나자고 하면 나는 무조건 달려갑니다. 우리는 맥주 한두 잔을 마시고 어깨를 감싸고 거리를 걷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애는 나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이며 나를 포옹하고 키스를 합니다"
 
청소년에게 '사랑을 느껴 봤어요?'라고 물으면 '당근이죠!'라고 일축한다. '어떤 느낌인가요?'라고 물으면 '달콤함', '설레임' 등 행복한 상상들을 펼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대답들이 썩 시원하지 못하다. 기성세대의 시각에 묶여있는 청소년이 자신의 감정을 편안히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게 되면 왠지 질타 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부모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하고 싶어 한다. 공부해야 할 시기에 겪는 자녀의 사랑은 스쳐 지나가는 풋사랑일 것이라 생각하여 부모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청소년기 사랑은 시간낭비이며 남녀가 둘만 만난다는 것은 문제행동만 만들 뿐이라고 단정 지어버린다. 몸이 사춘기를 겪으면 자연히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생체학적 특성은 외면한 채, 그들의 사랑은 성장 과정 중 생기는 작은 신체변화의 일부쯤으로 치부된다.
 
그러다보니 사랑은 숨어서 할 수밖에 없다는 그들만의 사랑공식이 생겼다. 당당해질 수 없는 그들의 마음은 어떨까? 불안하고 긴장되고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도 가지게 된다. 몰래 해서 좋은 게  있는가. 내 아이도 성장통 같은 사랑을 경험할 것이라 생각하고 인생 선배로서 토닥거려준다면 청소년의 몰래 하는 사랑은 덜 하지 않을까 싶다.
 
건강한 사랑을 배워가야 할 시기에 부모의 과민반응과 패쇄적 시각으로 인해 청소년은 사랑을 포르노에서 배우고 있다. 포르노를 섭렵하다 보면 성적인 것에 민감해지고 더 자주, 더 강하게 성충동을 느끼면서 은밀한 성에 빠져 든다. 성적인 상상을 하고 성적 욕구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된다. 여성을 성적 도구로 보게 되면서 일부 청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성폭력 범죄자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하여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 매매를 하고 돈이 필요하다고 쉽게 자신의 성을 판매하는 청소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은 평상시 자주 성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고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부모는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그들의 관심을 인정하고 대화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다양한 성적 욕구를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가족 안에서부터 성에 대한 편견을 바꿔가야 한다.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자녀에게 열린 마음과 태도를 보여줄 때 부모에게 다가와 말문을 열 것이다. '엄마, 여자 친구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요?', '키스는 어떤 느낌이죠?', '아빠도 짝사랑해 본적 있어요?' 비밀처럼 숨겨왔던 자신의 사랑을 부모에게 얘기하기 시작하면서 자녀는 성숙하게 책임지는 건강한 사랑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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